다음 주 월요일과 화요일 휴가를 앞두고, 회사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이다.
#7:45am
평소와 어김없이 비슷한 시간에 집을 나섰다.
지하철에서 바라보는 하늘이 유독 파랗게 느껴진다.
#8:50am
회식 다음날이라 그런지 이른 시간도 아닌데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 지문을 찍고 들어가 불을 켜고 밤새 답답해진 공기가 순환될 수 있게 창문을 모두 열었다. 발열체크를 하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마지막' 출근 체크를 했다.
# 9:30 am
영업팀 신입사원에게 시간이 한 달 밖에 없었는데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어, -퇴사하고도 너무 자주 연락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앞선 것은 사실이다- 날짜별로 해야 할 일들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1일부터 말일까지 차근차근 적다 보니 오전이 다 가 버렸다.
#14:00pm
직원들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와 오전에 다시 작성한 인수인계서와 사직서를 서류 봉투에 접어 넣고 오늘 발행된 따끈따끈한 신간을 카트에 실어 신입사원과 함께 본사로 향했다. 부서별로 책을 나눠 드리고 사직서와 인수인계서를 전달하고 담당 재경팀 직원의 마지막 배웅을 받으며 본사에서 나왔다.
#15:00pm
영업팀에서 쓰는 수많은 엑셀 파일을 프로그램으로 정리하고 2004년에 창간한 잡지부터 2020년 10월호까지 매달 만들어진 잡지의 재고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하는 우리는 모든 잡지의 재고부터 파악하기로 했다. 신입사원과 둘이서 하기에는 왠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마감이 끝나고 시간 여유가 좀 있는 영상팀과 포토팀에게 도움을 구했다. 역시 4명이 했더니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재고 파악이 끝났다.
# 16:00 pm
컴퓨터의 파일과 저장된 정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17:30 pm, 퇴근 시간 30분 전
편집장님이 카카오 1분과 네이버 포스트 포스팅을 알려 달라고 했는데, 마지막 퇴근 시간 30분을 남기고 부장님을 불렀다. "부장님, 시작하시죠!" 편집팀 차장님과 부장님 그리고 신입사원에게 포스팅하는 법을 알려주는데, 첫 번째 포스팅을 보더니 신입사원이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18:30
영업사원에게 전달할 자료를 만들다가 나를 불렀다. "부장님, 이건 이렇게 하면 돼요."
#19:00
퇴근하려고 가방을 멘 채 부장님과 내 자리에 어떤 사람이 와야 할지 얘기를 나눈다.
휴, 하루가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