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일자로 퇴사하고 두 달 그리고 보름의 시간이 지났다. 그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온라인 스토어 오픈
스토어 오픈 한 달
퇴사 전에 사업자 등록을 했고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했다. 그리고 스토어 오픈 준비를 위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10월 첫째 주 수요일에 드디어 첫 번째 상품을 등록하고 매일 정해진 수의 상품을 찾아 올리기 시작했다. 스토어 준비를 도와준 선생님은 스토어 오픈 평균 2주 정도 되면 첫 주문이 들어온다고 했고, 2주가 다가오면서 첫 주문을 기다렸다. 2주 그리고 이틀 정도 지나 첫 번째 주문이 들어왔다. 어떻게 알고 첫 주문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첫 주문이 들어오고 일주일 정도는 꾸준히 주문이 있다가, 또 다른 일주일 동안 약간 뜸해졌다. 주문이 들어오지 않자 조급한 마음에 선생님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선생님, 주문이 뜸한데, 기다리고 있으면 또 들어오겠죠?!”
그러자 선생님은 내 스토어를 한 번 둘러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검색해서 들어오는 유입량이 꾸준히 늘고 있네요. 처음 올려서 한 달간 매출이 40만 원 정도 되니까, 잘 되고 있는 거예요. 주문이란 게 매일 꾸준히 들어오진 않아요. 드문 드문 들어오죠. 걱정 말고, 지금까지 해오신 대로 하시면 돼요!”
선생님의 말에 안도했다. ‘휴~ 다행이다’ 어찌 됐든 온라인 쇼핑몰 관련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좋은 강의가 있다고 추천해줘도 따로 보지 않고, 일단 이 선생님이 알려주는 대로만 믿고 해 보기로 결정했으므로 더 이상 걱정은 하지 않는 걸로.
처음에 알려준 방법대로 상품과 키워드를 찾는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요령이 생겨서 조금씩 투입하는 시간이. 단축되고. 있다. 스토어 오픈하면서 목표는 3개월째 직전에 그만둔 회사에서 받던 월급 정도 남기는 건데,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스토어 오픈 3개월 차
스토어 오픈 3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다. 스토어 유입량은 처음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아직 회사에서 받던 월급 정도로 매출이 오르진 않았지만, 이전 15일에 비해 최근 15일은 매출이 두 배로 늘었다는 사실이 매우 희망적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페이스를 유지해 보기로.
# 명상요가 지도자
명상요가 지도 준비 한 달
온라인 스토어를 하면서 또 다른 기회가 생겼다. 명상 지도를 받고 있던 명상센터에서 수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한 달 정도의 준비기간 후에 수업을 해야 돼서 마음이 바빠졌다.
내가 만난 명상 그리고 센터를 다니고 있는 회원님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다 보니 명상으로 인생이 아주 크게 바뀐 분들이 많았다. 나만 봐도 굉장히 우울하고 어두운 사람이었는데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으로 180도 바뀌었다.
웬만한 큰 충격이 있지 않는 한 사람이 이렇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그렇게 변화시킬 수 있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쁘고 가슴 벅찬 일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도 컸다.
코로나 19로 인해 명상센터에도 오프라인 위주의 수업에서 온라인 위주의 수업으로 진행하는 등의 변화가 찾아왔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온 마음을 다해 세상에서 다양한 이유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명상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명상요가 수업 시작, 보름
본격적으로 명상요가 수업을 시작한 지 보름이 지났다. 일주일에 이틀간 하루에 세 시간 수업을 하는데 매번 프로그램을 짜고, 사수인 선생님에게 프로그램을 확인받고, 매주 한두 번은 원장님의 지도자 교육까지 받고 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는 덕분에 마음의 부담보다는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전에 한 번, 오후에 두 번 수업을 하는데 아침 첫 수업 때는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처음 실전에서 수업을 하는 거라 특히 긴장이 된다. 오전 온라인 수업을 녹화했다가 오후 수업을 하기 전에 따라 해 본다. 내 수업을 직접 들으면서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끝까지 들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오후 수업 때는 보완해서 진행하고 있다.
수업을 하면서, 명상요가 지도자 교육을 다시 듣고 있는데 7년 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받을 때와는 느낌이 너무 다르다. 명상요가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 등을 듣는데 7년간 명상요가를 하면서 체감했던 것과 지도를 직접 하면서 경험한 것이 지도자 교육의 내용과 일치되어 너무나 재미있다.
내 주변에 개인적인 인연 중에는 유독 우울증으로 자살한 사람이 많은데 명상요가 지도를 하면서 자살까지 생각할 수 있는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많이 만나서 그들이 다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내가 우울증을 겪고 있던 시기에 명상을 만나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처럼 말이다.
# 이사와 에어비앤비 정리
명상센터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오랜 시간 국내외의 다양한 게스트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던 에어비앤비도 정리하게 되었다. 이사할 때마다 작은 방은 항상 게스트 방으로 꾸몄는데, 이번에는 온라인 스토어를 하기 위한 사무 공간으로 꾸몄다.
그래도 나는 약간의 미련이 남아서 짝꿍에게 "큰 방은 넓으니까 한쪽을 사무실로 만들고, 작은 방을 게스트 룸으로 꾸며 볼까?"하고 물었지만,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고 있는 시기인지라 짝꿍의 답변은 단호하게 거절이었다. 짝꿍의 답에 나 역시 마지막 남은 아쉬움을 정리했다.
이사 오기 직전까지도 에어비앤비 호스트 모임에서 하루에도 몇 곳씩 정리되는 것을 보며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우리도 이렇게 다 정리하게 될 줄은 몰랐다. 계속 정리할지 말지 고민하긴 했지만, 그래도 하나는 남겨 놓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집 계약기간 종료, 이사 등과 맞물려 정리할 시기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기는 하다.
돌아보면, 처음 에어비앤비를 시작할 때는 'Meditation&Yoga House'라는 숙소 이름처럼 명상과 요가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의 게스트들과 만나 무언가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진 않았지만 실제로 명상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게스트들이 많이 찾아왔고, 그들의 경험과 우리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코로나, 집의 위치 등의 변화로 인해 국내에 거주하는 내국인 게스트들이 주로 오게 되면서, 애초에 생각했던 의미는 점차 흐려지고, 정말 '숙소'의 개념으로 운영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게 재미가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19가 사라지고, 언젠가 다시 에어비앤비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혼자)생각해 본다.
퇴사 후 3개월 차에 접어들었는데,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 많은 변화들에 감사하고 있다. 지금의 삶을 한 줄로 정의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수는 없다
만에 하나 스토어가 예상한 대로 운영되지 않아 생활하는데 문제가 생기더라도 회사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이 자리에서 무언가 다른 방법을 고안하지 않을까? 물론, 그 상황이 닥쳐봐야 알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