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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상하는 마케터 Nov 24. 2021

카카오톡 '1'의 심리학


명상을 시작한 후 그다지 신경 쓰이는 것이 없는 편인데, 여전히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카카오톡 메시지의 숫자 '1'이다. 정말 가까운 지인이라면 숫자 1이 오랜 시간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어도 '바쁜가보다'하고 그냥 넘기는데,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달리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 일적으로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한 분이 있는데 인터뷰 영상에 들어갈 사진을 부탁한지 일주일, 이주일도 지났는데 카톡도 읽지 않고 답변도 없었다. 처음에는 신경이 좀 쓰였으나 시간이 지나 나 역시 부탁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그러다 인터뷰 영상이 완성되어 확인차 다시 영상 링크를 보냈는데, 여전히 이전에 보낸 메시지의 숫자 '1'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나를 차단했나?'

'내가 뭘 잘못했나?'

'무슨 나쁜 일이라도 생겼나?'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고 어찌됐든 인터뷰 영상을 올려야 하는 날짜가 정해진 상황이라 이번에도 카톡을 안 읽으면 전화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반나절 정도 지나 같이 진행하고 있는 다른 분이 전화를 했다.


다행히 전화는 금방 받았고, 상황을 들어보니 해외 장기 출국 일정을 앞두고 가족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한다. 여행 중이라 카톡은 거의 확인을 못하고 있었다고 말이다. 그렇게 전화 통화를 한 다음 날 새벽, 요청했던 사진과 영상 확인에 대한 답변이 도착해 있었다.



그 동안 카카오톡 채팅창의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아 괜히 마음 졸였던 내 마음이 무색할 정도로 밝은 목소리가 담긴 카톡이었다. 또 한 번 생각했다.


'내가 또 괜한 오해를 했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단순하던 문자 메시지와 달리 카카오톡 '1' 차단 기능  여러 가지 기능들이 더해지면서 그로 인해 빚어지는 오해와 다툼이 여러 가지 인간관계에서 빚어지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본다.


'카카오톡 1'로 검색해 보니, '카톡 1 안 없애고 읽는법, 카카오톡 표시 안나게 읽는 법, 카톡 1 안 사라지게 메시지 확인하는 방법' 등의 정보가 많은 걸 보니, 카카오톡의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을 때의 사람 심리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물론 숫자 1을 없애지 않으려는 사람의 마음도 한 편으로 이해가 되긴 한다. 나 역시 가끔 읽어도 읽지 않은 척 내버려 두는 때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당장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뭐라고 답해야 할지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했다던가.. 여러 가지 상황들 말이다.


어찌됐든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앞으로 카톡 숫자 '1'에 연연하는 마음을 조금 더 내려 놓기로 했다.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바쁜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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