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업일치의 영어공부방

by 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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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지 119일이 되었다. 공부방을 운영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영어 공부'였다. 초중고 대학을 마친 후에는 영어를 따로 공부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했기 때문에 외국인 게스트들과 영어로 대화를 할 수밖에 없었고,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아, 내 영어 실력이 이 정도구나'


라고 생각한 건 남동생이 국제결혼을 하고 올케의 친정식구와 지인들이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결혼식을 하러 갔을 때였다. 올케네 가족은 영어, 중국어, 말레이시아어를 하는데 우리 가족을 배려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주로 영어만 사용했다. 하지만 50% 정도 알아들을 수 있었고, 의외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에어비앤비를 하면서 외국인 게스트들과는 대화를 잘했는데 왜 이러지?'


영어를 잘하는 여동생, 남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더 영어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때 이후로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내가 시작한 것은 듀오링고였다. 우연히 어느 기사를 통해 듀오링고라는 외국어 공부 앱을 알게 되었고, 바로 앱을 깔아서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듀오링고를 사용한 지 2년쯤 됐을 때 내게 영어를 가르칠 기회가 왔다. 기존에 초등 전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운영하는 공부방에서 원어민 선생님이 영어를 가르쳤다. 그런데 그 선생님이 개인사정으로 그만두게 되어 영어 선생님을 찾았고, 내가 지원하게 된 것이었다. 선생님 공부방에서 함께하기보다 본인의 공부방을 오픈해서 오래 함께 할 선생님을 찾고 계셨다.


사실 이 공부방을 하기 전에 학습지 회사인 다른 곳에서도 공부방을 운영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때는 '오래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결정하지 못했다.


그런데 '영어 공부방'은 좀 달랐다. 초등학생과 중학생까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면 내가 잘 알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 이미 단어들은 아이들보다 많이 알고 있지만, 영어 문법과 독해 등을 가르치기에는 나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평소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돈을 벌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사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즐거울 일이야!'라고 생각할 정도의 일은 많지 않았다. 살롱 9 카페에서 일을 할 때 기획하는 일은 너무 재미있고 즐거웠지만,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고 음식을 만드는 일은 정말 나와 맞지 않았다. 마케팅, 영업 등의 일을 할 때에도 '와, 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그 일을 잘하기 위해서, 진짜 그 일을 통해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더 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그 일의 본질에 집중하는 일이었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말이다.


영어공부방을 시작하면서 결심했던 것은 바로 '본질에 집중하자'였다. 영어공부방의 본질은?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하려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내가 설명해 주는 것들을 체화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영어공부방을 하면서 '한국인들이 말하기 어려워하는 이유', '한국인들이 어려워하는 문법에 대해 언어학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유튜브와 고등학생 독해를 해 주는 EBS 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찾아보고 있다.


영어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떠들고, 수업 시간에 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진도가 느린 등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스스로 공부해 낼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을까? 이것도 고민이다.


한국에서 수십 년간 영어공부를 하고도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우리 공부방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도 가장 즐거운 일은 '내 영어공부를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니 '내 영어 실력이 가장 많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나처럼 영어공부의 즐거움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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