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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상하는 마케터 Jun 22. 2020

명상을 삶의 중심에 두면 생기는 일들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과 대학 4년 거기에 연구원 1년까지 더하면 지금까지 공부가 주업이었던 시간은 17년 정도 된다. 학교에서의 정규과정 외에도 이것저것 배운 것이 많지만, 그중에 끈기 있게 '끝장을 봐야겠다'라고 할 정도의 공부는 없었던 것 같다.


2013년 명상을 시작해 벌써 7년의 시간이 흘렀다. 아낌없이 지도해 주시는 원장님 덕분에 일상에서 명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배운 것 중에는 유일하게 '꾸준히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실제 7년이 되었지만 이전에 배웠던 것들과는 달리 전혀 싫증 나거나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단 한 번도 든 적이 없다.


명상을 시작하고 1년 정도 지난 시점부터 내 인생의 중심에는 명상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6년여의 시간을 돌아보면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긍정적인 삶의 변화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 것 같다.


# 감정 조절되는 인간

명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무렵은 우울증이 극도로 심한 때였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수시로 들었다. 버스 정류장이나 8차선 이상 큰길을 걷다가 문득 '저 차로 뛰어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곤 했다. 갑자기 슬퍼져 많이 울었고,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눈물을 그치고 웃기도 했다.

일상의 중심에 명상을 둔 이후에 내게 생긴 변화를 바로 이런 감정의 기복이 매우 잦아들었다는 것이다. 죽고 싶다거나, 갑자기 막 운다거나 하는 일의 명상 시작한 초반에 거의 사라졌고 '화가 나는 상황'에 대해서 감정 조절하는 것이 내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화가 나면 화가 나는 것을 자각하고 눈을 감는다. 고요한 가운데 화가 나서 일렁이는 마음을 지긋이 지켜본다. 그러다 보면 화가 났던 감정이 점차 눈 녹듯이 사라진다.


7년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계속 화가 나게 만드는 그 상황과 사람에 사로잡혀 있었던 적이 딱 한번 있었다  그때 원장님께 상황을 말씀드리고 도움을 구했고, 지혜로운 해결법을 알려 주셔서 다시 평정을 찾아 무사히 넘어갔다.


# 꼬이고 꼬여가던 관계의 회복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분명 나는 늘 엄마 편이었다. 하지만 우울증을 겪게 되고 내 우울의 일부 원인이 엄마라고 생각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엄마와의 관계는 거의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도 엄마의 말이라면 비수가 되어 가슴에 와 박혔고,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싫어서 최대한 피해 다녔다.


그랬던 나 때문에 함께 사는 엄마도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이다. 정말 그때는 다시는 엄마와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어떻게 하면 하루라도 빨리 엄마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내 인생의 가장 큰 숙제이자 질문이었다.


명상을 시작하고 몇 년 간도 그랬다. 처음에는 웃으며 대화를 시작했지만, 몇 마디 나누다 보면 또 엄마는 듣기 싫은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하고, 그러면 내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져 어느새 다시 눈을 피하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그렇게 남아있던 감정의 잔재조차 사라졌고, 이전처럼 듣기 싫은 말은 여전히 툭툭 던지지만 그것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기고 있다.



# 고민보다 명상

회사에서나 일상생활에서나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자주 생긴다. 간단하게는 홍보용 전단지 이미지를 만드는 것부터 인생에 있어 중대한 결정 사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일상의 명상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잠시 일을 멈추고 명상을 하고 다시 일을 시작하면 어디부터 시작하면 진행하는 것에 대한 직관이 좋아진다. 하나씩 쓱쓱 하다 보면 어느새 홍보 전단지나 제안서 등이 다 만들어진다.


혜민 스님의 책 제목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처럼 명상을 하면 고민에만 몰두해 신경 쓰고 있을 때보다 명상으로 인해  고민을 멈추게 될 때 오히려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명상은 내 삶의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 하던 나에서 멈추고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인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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