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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상하는 마케터 Jul 13. 2020

명상의 회복탄력성

신입사원이 수요일에 오고 인수인계를 해 주고 중간중간 신입사원이 물어보는 것에 대답을 해 주고, 신입사원에게 할 일을 시키고, 다음 달 책에 들어갈 부분 중 내가 맡은 부분의 기사 마감일이 다가와 하나도 쓰지 못한 두 개의 기사를 썼다.


평소 같으면 회사에 있는 9시간 중에 내 할 일은 하면서 오전에 세 번, 오후에 세 번 정도 잠깐 눈을 감고 숫자 세기 명상을 하면서 쉬거나 앉아서 할 수 있는 요가 동작을 하면서 쉬었는데 이번 주는 그렇게여섯 번 챙길 틈이 없었다.

얼마나 집중을 했는지 미간이 잔뜩 조여들어 있어 피곤함이 미간을 중심으로 눈가까지 꽉 차 있는 듯했다. 양쪽 시력 1.5를 자랑하는 내가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눈이 침침해 미간을 점점 더 조이면서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심지어 평소에는 하는 일과 해야 할 일 목록을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적어 놓고 일을 하는 편인데 이번 주는 그것조차 적을 여유가 없어서,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종이가 텅텅 비어 있다.


다행히 금요일에 기사를 교정해 주는 선생님께 교정지를 전달하기 위해 출발하는 시간인 5시 30분 전에 가까스로 마지막 기사 쓰기를 마쳤다. 한 주 내내 여유가 없다가 이제 겨우 한 숨 돌리고 여유를 가져본다. 퇴근까지 30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 명상의 회복탄력성

퇴근 후에 지하철을 탔다. 평소 같으면 지하철을 타고도 가끔 스마트폰을 들여다봤을 텐데 오늘 퇴근길은 마음먹고 스마트폰은 아예 가방에 넣어 두었다. 마침 앞에 앉아 있던 분이 금방 내려서 앉아갈 수 있게 되었다.

눈을 감고 어깨를 바닥으로 한 번 떨어뜨려 힘을 풀고, 양쪽 눈 사이에 꽉 차 있던 긴장감으로 조여있던 미간을 양쪽으로 펴고 또 펼치면서 비워갔다. 허리와 엉덩이에 나도 모르게 움켜쥐듯 주고 있던 힘도 풀어놓고 코 끝으로 들어오는 숨이 목과 가슴 배 그리고 허리와 고관절을 따라 발끝까지 내려가는 것을 느끼면서 비우고 또 비웠다.


목적지까지 버스에서 있던 10여분의 시간과 지하철에서의 10여분 총 20여분의 시간 동안 명상을 했더니 일주일의 피로가 완전히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새삼스럽게 명상의 회복탄력성을 생각했다. 회사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단 몇 분만의 명상으로 이렇게 회복할 수 있다니 역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도 그게 스트레스 인지도 몰랐고, 몸이 피곤하고 무겁고 축축 처져도 그런 상태에 대한 자각력이 없었다. 특히 스트레스로 인한 흡연으로 몸에 계속 독소를 쌓고 있었고, 거의 매일 섭취했던 알코올로 인해 또렷하게 정신 차리고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음주로 인해 자각력이 더욱 떨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명상을 시작하고는 해를 거듭할수록 자각력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작은 피로감도 민감하게 느껴진다. 얼마 전 입사한 회사 직원이 내게


저는 젊은데 왜 이렇게 자주 아픈지 모르겠다

고 하길래.

오히려 아파서 자주 병원에 가는 게 좋은 걸 수도 있어요. 잔병치레를 많이 한 사람이 오래 산다고 하잖아요. 그만큼 자기 몸과 몸이 일으키는 현상에 대해 자각을 잘하고,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니까 큰 병이 생길 틈이 없을 수 있고 큰 병이 생겨도 일찍 발견할 확률도 그만큼 커지지 않을까요.


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평소에 건강하다고 굳게 믿던 사람들이 아픈 데가 있어도 자각을 잘 못하다가 큰 병을 너무 늦게 발견해 치료 기간을 놓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도 몸과 마음의 자각력을 높여주는 명상은 특히 과거의 나처럼 술과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권하고 싶은 취미활동이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 앱이나 사이트 혹은 책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명상법을 많이 소개하고 있으니 찾아서 꾸준히 해 보면 점차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평생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친구에게 명상 유튜브를 소개했더니 친구가


명상해보는데 집중이 너무 안돼. 생각이 너무 많이 나.

라고 하길래.


괜찮아. 생각이 많다는 걸 자각하는 것부터가 시작이야. 하면 할수록 생각이 점점 줄어들고 명상해서 편안한 시간이 길어질 테니, 일단 내 말 믿고 3개월 정도만 꾸준히 해 보렴.


라고 얘기해 주었다. 명상은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 '자각력을 높이는 데'에 아주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 글을 읽고 '나도 한번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분들이 있다면, 일단 한번 시작해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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