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머지않은 날, 구글 대신 유튜브에 오늘의 날씨를 검색하는 시절 이야기야. 한 가난한 부부가 늘그막에 아이를 낳았어. 아이 이름을 우투리라 지었는데, 아이가 하는 짓이 보통 아이와 달라. 방에다 뉘어 놓고 나갔다 오면 모니터 앞에 누워 있지 않나. 입에 뭘 오물오물 물고 있어 보면 SD카드지 않나. 그러다 하루는 엄마가 일을 하러 나가는데 핸드폰을 들고 나오지 않은 거야. 핸드폰 찾으러 방에 들어가니 우투리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려서 방 안을 포로롱 날고 있는 거야. 그런데 이런 변이 있나. 날아다니는 아이 앞에 엄마의 스마트폰이 동영상을 찍고 있었지. 그걸 보고 엄마가 기겁을 해.
"아이고 큰일 났소. 내가 관종을 낳았소."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친 아이는 장차 인플루언서가 될 아기지. 하지만 가난한 집에 동영상 편집할 인력이 어디 있겠어. 핸드폰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봐야 애 부모가 아기 팔아 조회수 챙긴다는 악플만 달릴 게 뻔해. 엄마가 우투리를 안고 핸드폰을 확인지만 이미 늦었어. 우투리가 유튜브에 <우튜리뷰 우투리의 탄생 아기장수 나가신다>라는 동영상을 올린 다음이었지.
발 없는 말은 천 리를 가지만 와이어 없는 우투리 동영상은 만 리에 퍼졌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우투리 날개 합성 논쟁뿐이었고 청와대에는 아기를 공중에 던지고 촬영한 부모를 처벌하라는 청원이 십만 명을 넘었어. 방송사며 유튜버들이 가만있을 리가 있나? 기어코 우투리 엄마의 번호를 알아내더니 우투리 촬영을 하고 싶다며 엄마 핸드폰에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었지.
그래도 우투리는 인플루언서지. 동영상 올린 돈으로 아이패드 하나를 사 오더래.
"제 동영상의 악플을 다 보았습니다. 제 기어코 어머니께 골드 버튼을 드리겠습니다.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산에 들어가 동영상 편집 능력을 익히고 오겠습니다. 제 나이에 아직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어 유료 앱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어머니께서 제가 말하는 앱이며 브이로그 만들기 동영상을 다운받고 아이패드를 완충해서 가져다주세요."
어머니는 애플 계정을 만들어 우투리가 말한 앱을 다운받았지. 엄마는 아이패드를 가슴에 안고 포로롱 날아가는 우투리 뒤를 쫓아가.
그런데 말이지. 엄마 눈에 우투리가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는 거야. 손바닥만 한 날개를 달고 눈 앞에서 포로롱 날아가는데, 그 모습을 혼자만 보는 건 너무나 아깝지. 엄마는 자기도 모르게 아이패드를 들어 날아가는 우투리를 찍어 카카오스토리에 올려. 뒷산 깊숙이 갈수록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다 보니 1분도 안 되는 동영상이 업로드가 오래도 걸리네. 마침내 우투리에게 아이패드를 건네줄 때에는 배터리가 3%나 깎이고 말았지.
"딴짓하지 않고 동영상 하나만 제대로 찍어오겠습니다."
그런데 며칠 몇 주가 지나도 우투리가 돌아오지 않는 거야. 어느새 우투리로 조회수를 얻겠다는 유튜버 하나가 우투리네 집을 찾아 셀카봉으로 문을 두드리는 지경에 이르렀어. 우투리 엄마야 우투리 있는 곳을 알려주려 하겠니. 그러자 유튜버는 우투리 엄마 브이로그를 찍어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해. 엄마는 애를 팔았다고 욕하는 댓글에 눈앞이 아득해가지고 우투리를 찾아 뒷산으로 올라가.
뒷산 골짜기에는 우투리가 쓰러져있고 옆에는 눌러도 켜지지 않는 아이패드가 있더래. 아이패드를 집으로 가져와 충전기에 연결하니, 동영상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았으니 확인해보라는 메시지가 떠. 폴더를 뒤져도 아무 파일도 보이지 않아. 배터리가 부족해 동영상이 인코딩하다가 날아가 버렸어. 전력 3%만 있었어도 절전 모드에서 동영상 하나는 만들었을 텐데, 딱 3%가 부족해 완성되지 않았어. 우투리 동영상이 사라진 순간, 그 뒤에 유튜버가 슬피 울며 셀카봉을 들고 해설 생방송을 해. 구독자들은 우투리가 동영상을 만들었다니, 처음부터 유튜버와 우투리 부모가 짜고 친 사기라니 댓글에 댓글을 달아. 그래서 우투리 해설 방송은 얼마를 벌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