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꼬마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작은 발걸음, 나를 만나다 - 폰페라다
안녕하세요 :0)
음악과 여행을 사랑하는 김꼬마입니다.
오늘은 여행 26일 차입니다. 순례길에서 가장 중요한 곳을 보고 폰페라다를 갑니다.
24년 첫눈을 스페인 폰세바돈에서 봅니다.
전날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많이 내리진 않았습니다.
전날 저녁 식사를 한 곳으로 가서 아침 식사를 합니다.
오렌지 주스가 진짜 맛있습니다. 저는 이전까지 커피만 마셨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렌지 주스 시키길래 '저걸 왜 시켜?'
생각했어서, 한 번 시켜봤는데, 이 날부터 오렌지 직접 갈아주는 기계 있으면,
무조건 오렌지 주스 시켜 먹었습니다.=+=
순례길에서 가장 중요한 곳을 보러 간다고 말씀드렸죠?
라바넬에서 시작하지 않고, 폰세바돈에서 시작했기에, 이곳에서는 10~15분 정도면 그곳에 도착합니다.
저 멀리 폰세바돈이 보입니다.
도착했습니다. 순례길의 철의 십자가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철의 십자가라고 합니다.
음...
이곳에 오는 순간 무언가 다 이루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끝났구나...
비시즌이어서 사람도 없었고(시즌 때는 사람이 엄청 많고 사진 찍으려고 줄 서있다고 합니다.)
저 혼자 소리도 질러보고, 아버지한테 전화도 걸어보고,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는 추웠지만...
거진 1시간 동안 있다가 온 거 같습니다.
그런데... 감동을 조금 깨뜨려드리면, 이곳 옆에 길이 나있어서 스페인 사람들은 차 타고 오더라고요 @.@
가장 좋은 곳에서의 감정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없습니다.
이 감정을 빨리 추스르고 다음 장소로 가야 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 좋은 것에만 취해있으면, 다음이 없습니다.
폰세 바돈은 1504m의 고도입니다. 여기까지 올라오고 한번 더 올라가야 합니다.
눈이 너무 많이 오고, 바람이 불어서 알림이 이 날 4~5번 정도 온 거 같습니다.
그래도 가야 합니다. 왔기 때문에 탈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
돌 산을 쭉 내려갑니다. 핸드폰 경보 알림이 오지만, 멋진 걸 또 지나칠 수 없죠
내려가다가 길이 가파러서, 진짜 발목을 20번 정도 접질린 거 같습니다.
가끔 걷다가 휙 돌아가는 느낌 아시죠? =+=
발목이 나갔으면 이곳에서는 구해줄 사람도 없는데 말이죠.
진짜 아작 날 뻔했습니다. @.@
내려오니 마을 하나에 바가 하나 열었습니다.
너무 추워서, 손도 녹일 겸 방앗간을 들릅니다.
수제 케이크이었는데, 스페인 사람들은 케이크 종류 맛도리입니다.
다시 내려가봅니다. 폰페라다까지는 잠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일정이기에...
계속 내려갑니다.
폰페라다가 멀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몰리나세카라는 마을까지 가기도 하는데...
몰리나세카도 알베르게가 다 닫고, 호텔 하나 열었습니다.
몰리나세카에서 머무르려고 했던, 스페인 아저씨가 방황하다가 제가 몰리나세카 알베르게 다 안 열었어요.
폰페라다까지 가야 해요. 하니, 폰페라다는 알베르게 자리 있냐고 한번 확인하시더니...
폰페라다까지 동료가 됩니다.
몰리나세카에서 폰페라다까지의 거리는 약 1시간 반정도 되는 거리여서...
함께하는 시간이 멀지 않았지만, 아저씨가 여러 번 왔던 분이라서,
구 길로 안 가고 새로 난 길로 가서 수월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공립알베르게에서 자서 그룹과 헤어지고, 저는 따로 슈퍼 가서 먹을 것을 사 와서 먹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정말 많이 먹었네요...=+=
숙소가 안락하고... 그리고... 저의 순례길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여러 사람들과의 지나친 만남은 있었지만, 이 날 이후로 저도 그룹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조금씩 점점 더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저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의 철의 십자가를 지나고 나면, 순례길을 90% 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10%는 콤포스텔라에 있고요. (뭐 물론 피네스텔라, 묵시아까지 갔다 오신 분들도 많기도 합니다)
남은 일정을 잘 마무리하는, 그리고 마음도 잘 정리하는 시간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럼 Ci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