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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아 Oct 12. 2024

숨쉴 틈 프로젝트

가을 숲멍, 그렇게 시작할게요.

참으로 기가 막힌 숲의 전경들... 가을이 되니 열매가 맺혀 자기만의 성숙함을 뽐내고 있었다. 나는 여실히 드러난 그 물상을 가만히 관찰하였다.

이름 모를 것들에게서 알 수 없는 감동을 받는 순간들. 명명할 수 없는 감정들에게 꼭 이름표를 매기지 않더라도 말할 수 없는 전율에 즐거움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렇게 나는 언어로 다시금 그 순간들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그렇게 추상의 세계에 살지만 언어화하는 과정을 통하여 조금 더 입체적이고 또렷해질 수 있다.

그치지 않는 우리의 머릿속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틈. 그것을 나는 만들어가고자 다짐하는 의미로 책을 집필하기로 한다. 또 나는 그것을 공유함으로 당신에게 숨 쉴 수 있는 빈 공간을 선물하고 싶다. 편안함이라는 기류가 우리를 통해 흐를 수 있기를. 쉴 틈 없는 일상 속에서 숨 쉬는 단 몇 초 사이라도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우리는 다시금 살아갈 힘을 얻는다. 빈틈없는 공간 속에서도 편안히 쉬어갈 안락한 의자 하나를 마련하는 것이 공간의 중요한 미학이듯이. 자연이나 혹은 타자를 비롯하여 가장 귀한 나 자신에게서 휴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켠의 쉼을 마련하자는 의미로 나는 쉼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과 실행을 해볼 참이다. 두근두근.

쉼이라 함은 고요한 새벽의 적막 속에서 정오의 한낯 작열하는 태양아래 물 한잔에도 어스름한 저녁의 시원한 바람결에도 찾아오는 것. 그런 것들을 부단히 의식할수록 더욱더 휴식의 밀도는 높아질 것이다.

김해시민인 나는 오늘도 애정하는 분성산을 올랐다. 높지 않아서 트레킹이 가능하고 숲길이 계속 이어져 산책이 가능하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민이었던 나는 제주살이 동안의 쉼을 기억한다. 몇 해 동안 나에게 꿀 같은 방학을 주었던 나날들. 다시 김해로 돌아오니 제주가 사뭇 그립긴 하지만 더 단단해짐을 느낀다.

일상은 자기가 꾸려가기 나름이다. 그 여백을 채우는 나의 '숨쉴 틈'이라는 책은 앞으로 어떻게 쓰여질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숨쉴 틈'이라는 책을 쓰면서 나는 정말 시원하게 쉬어가고자 한다.

가을 숲멍으로 시작한 나의 이야기는 앞으로 어떤 틈을 만들어갈지 모르지만, 내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모든 페이지마다 유의미한 쉼이 되기를 바라며, 프롤로그를 마친다.


숨쉴틈 프로젝트 화이팅!!!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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