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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량녀 Jan 29. 2022

[코로나 일기] 화이자 1차 백신 접종

이상반응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많이 늦었지만 이제야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게 됐다.

사실 나는 백신이 나오기 전부터 백신이 하루빨리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백신만 나오면 뭔가가 다 해결될 것만 같았고 이 끔찍한 시기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접종 후 들려오는 끔찍한 소식들이 나를 너무 불안하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불안감에 휩싸여 사는 사람인데... 나는 절대로 접종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작년 12월 연말, 부산에 살고 있는 언니와 가족 모두가 화상통화를 하고 있을 때, 언니는 서울로 출튀근 하는 내가 걱정된다며 백신 접종을 권유했다. 백신을 접종해도 코로나에 걸릴 수는 있지만 중증으로 가지 않을 수 있으니 너를 위해서라도 엄마를 위해서라도 접종을 하라고 했다. 그 이야기에 조금 마음이 흔들렸고, 올 초에 예약을 해서 어제 접종하고 왔다.


회사에는 백신 휴가를 써서 하루 쉬기로 했고 오전에 가서 후딱 맞고 왔다.



예진표 작성을 간호사가 도와줬고 질문을 듣고 예와 아니오로 대답하고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을 보여줬고, 간호사는 예진표에 작성을 했다. 나는 성함, 사인에만 작성을 했다. 그리고 화이자라고 써져있는 목걸이를 걸고 복도 대기실에서 대기했다.


잠시 후 의사 면담이 있었고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은 이유가 있어서 1차를 늦게 맞냐고 물었고 나는 그냥 겁이 나서 그랬다고 말했다.


"그... 겁낼 거 하나도 없어요. 티비에서 뭐 안 좋은 소식들이 들리기도 하는데, 도로에 나가면 차가 많잖아요? 그런데 그 차들 중에 사고가 나거나 하는 차들은 극히 드물어요. 뉴스에서는 그 수많은 차들 소식을 다 전하진 않잖아요? 그들 중에서 큰 사고가 나는 것들만 모아서 보도를 하죠. 그런 것들만 보면 무서울 수도 있는데 그럴 확률은 거의 없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세요~"


의사 선생님은 나를 안심시키려고 하셨다.

(사실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나 같은 사람은 '그 적은 확률이 내게 나타날 수도 있지 않나요?'라고 생각하고 있음 -_-;;;)

그래도 친절한 의사 선생님의 말씀 덕에 긴장감이 조금 덜했고 복도에서 다시 대기를 하다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접종실로 들어갔다. 내가 간 병원에는 화이자 접종 방과 모더나 접종 방이 나눠져 있어서 간호사 선생님께서 꼼꼼하게 안내해주셨다.


"1차 접종이시네요? 1차 접종은 다른 접종보다 조금 덜 아프다고들 하세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주사 맞은 자리 손으로 비비지 마시고 꾹~ 눌러만 주세요~ 반창고는 2시간 정도 후에 떼주시면 되세요! 살짝 따끔합니다~ 따끔~"


간호사 선생님께서 주사를 굉장히 잘 놓는 분이셨는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아무 느낌도 없었다. 

접종 후 대기실에 앉아 티비를 보거나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15분을 앉아있었다.

나도 이제 백신을 접종하게 됐다는 생각에 정부의 바람대로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는 마음이 들었다. 




접종 후 3시간 정도 흐른 뒤, 팔이 묵직하게 아파왔다. 뭔가 다른 사람들보다 꽤 빨리 통증이 온 것만 같았다.

그래도 그럭저럭 견딜만했다. 점심을 먹었고 잠이 쏟아지기도 했고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저녁 5시까지 계속 잠만 잤다.

저녁에 일어나니 팔이 많이 욱신거렸다.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고 있는데 머리가 조금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렸다. 이건 이번에 새로 바꾼 정신과 약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약이 하나 들어있었으니까. 그래도 심하게 토할 정도는 아니기도 하고 약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참았다.


다시 잠자리에 들었을 때, 팔이 아까보다 더 아파서 타이레놀 하나를 먹었다.

잠시 후 통증이 줄어들어 무리 없이 잘 수 있었다.


29일(토) 아침이다.

머리가 더 핑핑 돌고 그 때문에 속이 더 메슥거렸다. 하지만 토할 정도는 아니다. 저녁에 먹고 잔 정신과 약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결코 백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핸드폰으로 [접종 후 어지러움]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했다. 화이자 접종 후 이상반응 중에 어지러움과 메슥거림도 있었다.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였다.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어제저녁에 누워서 핸드폰을 많이 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시력이 뭔가 또렷하지 않은 느낌이 든다. 잘 보이긴 하는데 뭔가 살짝 초점이 잘 안 맞는 느낌이 든다.

눈도 무거운 것 같고...

누워서 밤에 핸드폰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흠... 피곤한 건가... 잘 모르겠는데 이 시력이 조금 더 문제다. 며칠 지켜봐야겠다.


*여담이지만 백신 접종 하러 가는 길에 분뇨수거차(-일명 똥차)를 연달아서 3대를 봤다.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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