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드래곤볼 Day 07.

선 독서 후 글쓰기

by 쾌락칸트

나는 오전에 글을 쓴다. 오후나 저녁에 쓴 적은 없다. 오전 시간대의 정신적 상태가 가장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부분 좋은 글이 써진다. 좋은 글이란 내 마음에 드는 글이다. 반면 별로인 글이 써질 때도 있다. 이것의 패턴을 분석해 봤더니 순서의 영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독서를 먼저 하고 안하고의 차이였다.


작년 10월부터 나는 새벽 기상을 했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바로 독서였다. 한 권을 읽기보다 다양한 책을 조금씩 읽기를 시도했다. 그리고 글을 썼다. 나도 몰랐지만 자연스럽게 인풋을 하고 아웃풋을 하는 훈련 같은 것이었다.


그러다 한 달 전 작업 공간을 바꾸었다. 환경이 갑자기 바뀌게 된 계기는 바로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급한 사안이 수면으로 떠올랐고 나는 상황에 매몰되었다. 물론 새벽에 일어나는 루틴은 지속되었지만 마음의 평정심은 사라졌다. 우선 급한 불을 꺼야 했기에 제일 먼저 중단된 것이 독서였다. 이게 참 재미있다. 사실 새벽의 시간은 같은데 마음의 평정심이 무너졌다고 가장 정신적인 행위를 중단한다는 것이 참 인간다웠다. 독서는 중단되었지만 글을 쓰는 작업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독서를 하지 않고 쓰는 글은 좋지 않았다. 인풋을 하지 않고 아웃풋만 하는 것은 자아에 매몰되는 가장 확실한 행위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자기 생각만 반복하게 되는 위험한 행위인 것이다.


독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고 글을 쓰는 것은 자아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독서를 먼저 하는 것은 자아를 내려놓고 세상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자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글을 쓰면 좋은 글이 나온다. 독서를 먼저 하고 글을 쓰는 것은 자아에 매몰되지 않는 좋은 방법이었던 것이다. 집착을 내려놓아야 좋은 것을 가지게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이런 작은 경험을 통해서도 세상의 이치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는 것이 참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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