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드래곤볼 Day 08.

수정주의자

by 쾌락칸트

나는 균형과 불균형은 하나의 세트라는 것을 결국 알게 되었다. 절대로 완벽하게 한 쪽 지점에서 머물 수 없다는 것을. 균형은 불균형으로 흐르고 불균형은 균형으로 흐른다. 이것은 순환이다. 인간 인식의 세계에서는 '균형'을 좋은 것 혹은 선한 것으로 보고, '불균형'은 안 좋은 것 악한 것으로 여긴다. 이분법적인 세계관에 매몰되면 이렇게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도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나 역시 질서를 추구하며 끊임없이 균형을 이루려고 진심을 다해 노력했다. 언제나 엔트로피 법칙을 거스르는 방법을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그 증가를 막을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나는 무질서를 극도로 싫어했고 할 수 있다면 최대한 피하는 것이 선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내가 개미처럼 매일 균형을 쌓아도 다음 날은 어김없이 무너졌다. 그리고 나는 또 쌓는다. 그리고 무너진다. 이것은 무한 반복이었다. 매일 좌절하고 또 좌절했지만 나는 불균형을 향해 끊임없이 싸워나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이 불균형은 영원히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을. 균형과 불균형은 하나의 세트라는 것을. 이것을 받아들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전처럼 균형을 이루기 위해 불균형을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행위를 반복할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이것은 결국 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모 아니면 도라는 이분법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균형을 지향하면서 불균형이 왔을 때 빨리 균형으로 유연하게 움직이는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는 불균형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불균형을 그냥 인식하는 것이다. 관조한다. 그리고 빠르게 균형을 맞춘다. 바로 수정주의자의 태도이다.


균형을 세웠지만 무너진다. 이때 좌절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재빨리 태세 전환을 하는 것이다. 균형이 왜 무너졌는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플랜을 수정한다. 일단 해보고 좋으면 진행하고 안되면 다시 수정한다. 수정주의자는 불균형은 더 좋은 균형을 위한 발판이라고 인식한다. 완벽주의자는 부정적 감정에 매몰되면 그 무엇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완벽주의를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수정주의로 태도를 바꾸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좋고 나쁘고도 없다. 선과 악도 없다. 오로지 지향하는 목표만이 존재한다. 중간에 멈춤이 없다. 모든 과정이 그곳에 가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결국 매몰되지 않고 살아남는다. 이것이 안티프래질이다.


안티프래질이란 충격을 받을수록 더 강해지는 존재다. 수정주의자는 완벽을 포기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조정하는 사람이다. 실패에 매몰되지 않고, 실패를 도구로 삼는다. 수정주의자는 바로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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