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스와프는 혁명적 스킬이다. 가랑비와 홍수 전략의 새로운 방향성이기도 하다. 이제는 설계를 해야 한다. 설계라는 것은 머릿속에 구조를 심는 첫 번째 단계이다. 마치 공간을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컨셉이 도출되면 이것을 구현하기 위해 러프하게라도 기본 설계를 시작한다. 그리고 세부사항과 디테일을 담은 실시 설계를 작성한다. 건축 같은 경우 실제 현장에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실시 설계는 실시간으로 수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애초에 기본 설계가 잘 구축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무수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최악의 경우 공간이 파괴되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순서는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여기서 개념을 뒤집어 본다. 실시 설계와 기본 설계의 순서를 바꾸면 어떤 일이 생길까. 기본 설계는 생각, 실시 설계는 실행이다. 실행을 먼저 하고 생각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이다. 왜냐하면 생각을 이 너무 많으면 실행이 떨어진다는 것은 너무 자명한 일이다. 기본 설계 기간이 길어지면 물론 탄탄한 결과가 나오기는 하지만 시간의 무게로 인해 그저 그런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방향과 컨셉이 나왔다면 차라리 바로 실시 설계로 현장의 정보를 수집하고 기본 설계를 해본다. 그리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실시 설계를 해서 개선 방향을 기본 설계에 적용하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설계도라는 것은 비물질적이다. 결국 구현되어야 하는 것은 실제 물질적 공간이다. 사실 기본 설계 세계에서는 구체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디테일을 볼 수가 없다. 그렇기에 차라리 실제 현장을 먼저 들어가서 실시 설계를 해보고 기본 설계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확률이 높지 않을까 한다. 왜냐 모든 답은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