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정교한 시나리오
한 치 앞을 모르겠는 요즘이다. 상황은 절망적이었다가 우연이 겹쳐져 극적으로 바뀌었다. 아주 희망적인 상황으로 말이다. 물론 과거의 내가 뿌려놓은 어떤 실행이 연결되어 발생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나 우연적이라서 한편으로는 약간의 무기력감도 들었다. '결국 미래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정말 혼돈 그 자체이다. 반면 거시적 관점으로 한 가지 명료한 것은 호모 사피엔스인 우리는 결국 죽는다 밖에 없다. 진짜 그것밖에 없는 것이다.
이 거대한 거미줄 같은 세상에서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그냥 흐르는 대로 사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러나 막상 지나고 보면 나의 선택이 이 흐름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매일 내가 쌓아온 실행이 현재의 상황 속에 나를 있게 했다. 하지만 우연은 너무나 강력하다. 그것은 운의 영역인데 흐름상 나는 운이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빈번한 보통의 안 좋은 시기와 가끔 나타나는 많이 안 좋은 시기는 분명히 있었지만 운이 작용하면서 나는 결국 극복하고 새로운 상승국면을 기가 막히게 타게 된다.
나만의 알 수 없는 이상한 자신감이 여기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상황이 안 좋을수록 나는 더 침착해지고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거의 자동모드이다. 무의식적으로 결국 이 상황은 해결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경험치에서 나오는 직감일 수도 있다. 좋은 일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환희의 감정이 생겨나지만 내심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또 다른 감정도 동시에 발견되기 때문이다.
삶은 신비롭다. 상당히 무작위적으로 보이는 즉흥적 사건의 나열 같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모든 것이 이미 정해져 있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구현되는 정교한 영화 같기도 하다. 나는 그저 그 시나리오 대로 움직이는 배우인 것일까. 그렇다면 이제 나는 몰입할 준비는 되어 있다.
뭐든 결국 내 인생의 마지막은 꽉 닫힌 해피엔딩일 것임을 믿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