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뚱거리면서 나아간다.
경험은 언제나 정제되어 표현된다. 하지만 막상 그 경험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 속 감각은 다르다. 실제 상황은 대개 여러 요소가 얽혀 있고 난잡이다. 인간 뇌의 필터링 기능 때문인지 나중에 설명되는 경험은 가지치기가 된다. 나중에서야 이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운동한다'라는 표현은 단순하다. 반면 이 상황은 복잡하다. 선크림을 바르고, 운동복을 입고, 애플워치를 차고, 러닝벨트를 차고, 에어팟을 꼽고, 현관키를 챙기고, 현관에서 운동화를 신고 나간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유튜브 음악을 선곡하고 아파트 현관에 도착하면 애플워치 운동 어플을 킨다. 여기까지가 준비 단계이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한다. 비로소 '운동한다'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렇게 나열해 보면 알게 된다. 이래서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구나. 하고. 그래서 모든 과정을 무의식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습관화해야 하는 것이다. 자동화, 즉 저항감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래야 유효한 핵심 경험이 반복되고 누적되는 것이다.
'운동한다'라고 상상하면 깔끔하고 칼같이 동작하는 것만 연상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보면 초반 어느 정도 기간 동안은 뒤뚱거리며 나아간다. 결국 초반의 어설프고 복잡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것이 자동화되어야 우리가 상상하는 정리된 이미지로 구현되는 것이다.
이거 설렌다. 리바이가 알고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