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물리성은 같다.
모든 시간을 의미 있게 꽉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흩뿌려지는 것을 최대한 막고 싶다.
지금은 기차 안이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출장이다. 출장 같은 경우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 외부의 요청에 의해 것이 대부분이다. 가고 싶은 것이 아닌 ‘가야만 하는’ 경우이다. 그래서 항상 소극적인 태도로 할 일만 하고 시간을 대충 보내게 된다.
나의 극도의 완벽주의 기질은 여전하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면 의미를 주지 않는다. 이것은 분명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출장이라는 시간도 충분히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다. 익숙한 장소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탐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다 바꿀 수는 없지만 어떤 한순간이라도 해상도를 높여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여전히 그렇지만 예전의 나는 환경 변화에 아주 취약한 사람이었다. (나심 탈레브가 말한 프래질의 전형이 나일 듯.) 특히 스스로 선택한 변화가 아닌 외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변화를 극도로 싫어했다. 반면 내가 스스로 판단하고 의도적으로 환경을 바꾸는 것은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이것은 내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결국 내 마음의 문제다. 같은 상황이더라도 마음을 어떤 상태로 두냐에 따라서 지옥과 천국이 나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