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
여행을 시작하는 첫날은 항상 힘들다. 특히 해외여행 같은 경우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생각보다 많이 소모된다. 특히 출발하는 날은 비행기 시간보다 적어도 3시간 전에 도착해야 한다. 여행지에 도착해서도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려면 최소 2시간은 걸리기에 이 모든 시간을 합산하면 하루가 통째로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 그것뿐인가 출발 전에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많다. 도착해서도 짐 정리하고 지리도 파악해야 하고 정말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많다. 첫날 녹초가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여행지 도착 첫날 몸이 힘들어서 그런지 나는 이상하게도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 웃기지만 그냥 집으로 다시 가고 싶을 때도 많다. 그래서 언제나 여행지의 첫날밤은 고통스러웠다. 몸은 피곤한데 잠자리도 불편하고 잠도 못 이룬다. 집에 있을 것이지 왜 이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냐며 자책하기도 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젯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괴롭기만 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다음날 아침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완전히 좋은 상태, 즉 긍정적인 태도로 전환된다. 여행 첫날의 그 우울한 기분의 원인은 바로 몸 상태였던 것이다. 육체가 힘들면 정신에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나는 그것이 좀 더 예민한 사람일 뿐이다. 오늘도 그랬다. 어젯밤에는 우울했지만 푹 자고 나서 달라졌다. 아침에 야쿠모사료에 오마카세 조식을 먹으러 걸어가는데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비가 왔음에도 말이다.
정말 인간의 육체는 못 말린다. 그냥 잘 쉬어주고 잘 먹여주면 된다. 메커니즘은 정말 단순하지만 예민하다.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정신까지 흔들어버리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