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없는 상태
질문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 나에게 꾸준히 물어왔지만 뭔가 석연치 않았다. 대답은 했지만 마음까지 울림이 없어서일까. 항상 주저하고 두려워했다. 내가 나에게 대충 둘러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속이고 있는 것일까. 다치기 싫기 때문에 안전한 답변만을 하는 것일까. 혼란스럽다. 진실한 대답을 이끌어내려면 도대체 몇 개의 레이어를 걷어내야 하는 것일까. 경험한 정도에서 머무는 인식 때문일까. 상상력이 부족하기보다는 상상을 해도 그것을 이룰 수 없다는 제한을 먼저 인지해서일까.
답답하다. 해결하고 싶다. 심지어 다 때려 부수고 내 안의 료멘스쿠나를 깨우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방향 없는 질주가 얼마나 해로운지는 이미 알고 있다. 그래도 죠고에게는 고죠 사토루라는 도달 지점이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도달 지점이 없다. 이게 문제가 아닐까 싶다. 가고 싶은 곳, 동경, 욕망 이것 자체가 거세되어 버린 것 같다. 그냥 뱅뱅 맴돌 뿐이다. 그 어떤 것도 욕망할 수 없는 식물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 무엇도 내 가슴을 뜨겁게 만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