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기초를 닦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기초라는 것은 근본이다. 하지만 그 범위와 경계가 애매해서 어디까지 그 기본인지가 알기가 어렵다. 특히 기초를 다지는 속도는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그냥 꾸준히 하라고 한다. 빠르게 매일 해야 하는 것인지 느리게 매일 해야 하는 것인지. 정말 그 누구도 기초에 대해 정확하게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분야에 관해 서는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다. 스포츠의 기초, 요리의 기초, 그림의 기초, 수학의 기초 같은 것들이다.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기초라는 것의 근본적인 특성을 경험할 수 있다. 한 분야의 기초의 원리를 터득하면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상호 호환이 가능한 것은 기초의 원리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한 분야에서 기초를 탄탄하게 다져서 수준을 높여 본 경험은 중요하다. 현실에서 기초라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하찮게 다루어진다. 모두가 기초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 기초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누군가 눈부신 결과를 내면 사람들은 그 결과를 욕망해서 시작을 한다. 하지만 그 입문과정에서 기초를 거의 무시한다. 거대한 결과를 만들어 내려면 무조건 그 기초를 통과해야 하는 데도 말이다. 그리고 좌절하고 포기한다. 대부분 그렇다. 결국 결과주의가 모든 것을 망치는 주범이다. 그래서 결과에 현혹되지 않고 꾸준히 기초를 다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이다.
최근에 청소를 하면서 구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구조 역시 마찬가지다. 근본적인 것이 견고해야 구조도 탄탄하게 세워지는 것이다. 집이라는 일상의 공간- 매일 접하는 공간이기에 그다지 큰 감흥은 없다.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게 어지른다. 소중히 대하는 것을 항상 소홀히 한다. 하지만 인간 생활의 근본이며 삶의 기초는 바로 집이다. 절대 이 공간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이 기초가 잘 닦여있지 않으면 그 무엇을 해도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