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아름다움을 포기하다.
밤을 항상 사랑했다. 어릴 때부터 밤에 혼자 깨어 있는 것을, 나만의 밤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모두가 잠든 시간, 고요히 밤하늘을 바라보면 이 세상의 중심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주로 밤에 작업하거나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 수많은 생각, 수많은 시도의 영감이 되었던 그 밤의 시간들- 아마 홀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니 집중이 더 잘되어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나는 결국 그 밤을 포기하게 되었다. 나는 아침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전형적인 올빼미형 인간이라고 규정했던 나의 관념을 바꾸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바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다. 아침의 싱그러운 공기와 태양의 에너지를 언제나 갈망하긴 했었다. 하지만 밤의 아름다움과 독립성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포기를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 삶의 질서를 세우기로 결정하게 되었고 나에게는 '밤의 아름다움'이 아닌 '아침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홀로 있을 수 있는 독립적인 시간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결국 새벽 4시에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된 것이다. 새벽 4시- 밤의 고요함이 최대치로 응축된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그 독립성을 제일 먼저 하루의 맨 앞에 놓는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빨리 하게 된 것이다. 이 감각은 나에게는 새로운 것이었다. 매일 하루가 끝나는 것이 아까워서, 그리고 와인의 취함이 유혹적 이서, 밤을 홀로 보내고 새벽에 잠들던 나에게는 이것은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감각을 느끼고 기록하고 감탄하면서 하루를 채워나가고 있다. 그리고 자연의 섭리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이것은 아마 내 인생 처음으로 느끼는 주도적인 삶의 에너지인 것 같다. 몸이 먼저 실천하고 생각을 다시 하게 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시도하다 보니 결국에는 원하는 삶의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음이 신기하고 감탄스럽다. 밤의 아름다움만 포기했는데 몇 배의 더 큰 아름다움으로 돌아오다니. 기쁘다.
새벽 5시의 독서.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는 시간. 매일 여러 스승과 대화하는 느낌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무조건 블로깅부터 한다. 가장 신선한 글을 생산할 수 있는 시간.
결국 레토릭 도시락도 스프린트를 시작했다. 아이디어 도출이 정말 빠르다. 놀랍다.
단, 무조건 오전에 시작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나의 참된 스승님인 권혁수 선생님의 개인전 행사에 참석했다. 한결같으신 선생님을 보며, 자기다움으로 살아가는 것의 큰 가치를 또 한 번 느꼈다.
해욱작가님이 찍으신 사진. 언제나 사진에서 선생님과 작가님의 느낌이 오묘하게 섞여있다.
이 느낌이 항상 좋았다. 서늘하고 충만한 느낌.
역시는 역시. 카탈로그도 권 선생님 그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