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목소리- 신체 기준 내부에서 외부로 내보내는 것 중에 가장 적극적인 행위이다. 언어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뱉어진다. 머릿속의 생각을 텍스트로 정제하여 목구멍을 통하여 소리로 내보내는 것이다. 어제저녁 일민미술관에서 백현진 공연을 봤다. 그의 노래를 들었다. 사실 몇 구절 빼고는 별로였다. 그의 매력인 날것(비정제 90프로, 정제 10프로)의 느낌이라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것 같다. 그가 노래 부르는 내내, 그의 세계에 잠시 담가졌던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감탄했다. 와, 그냥 자기 마음대로 살았는데 결국 성공한 백현진. 여기서 성공이라는 규정을 한다. 요즘 내게 성공이란- 외부 세계로부터 만들어지는 게 아닌 내부에서 스스로 자신을 규정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외부 세계와 대응하며 필요한 것들을 가져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백현진은 노래는 별로지만 결국 그것을 해낸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 자신에게 항상 물어보는 것 같다. 지금 상태가 어떤지, 뭐가 필요한지, 뭐가 불편한지. 그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적당히 외부 세계와 협력한다. 굳이 저항 같은 거 안 한다. 세상의 흐름을 대충 타준다. 이게 포인트다. 그냥 편안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대충 리듬을 타는 척하면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면서 지금의 성공을 이룬 것이다. 큰 인사이트였다.
나 역시 내 생각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의 장점과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장점은 강력한 나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잘 표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약점은 외부 세계를 무서워한다는 것이다. 거의 공포에 가까울 정도였던 것 같다. 그래서 한정이라는 방법을 써서 나를 가두는 것을 자주 선택했다. 외부 세계는 미지의 것, 나를 상처 입히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정했었다. 그래서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차단하기도 했다. 그런데 백현진이나 트럼프의 경우를 보면 외부의 흐름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그것을 그냥 직시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뿐이다. 어차피 외부 세계란 혼돈 그 자체이니 굳이 그 모든 레이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자기 생각을 내 보낼 때 그 혼돈의 레이어에 잘 맞는 구석을 찾는 것일 뿐이다. 들어가면 좋고, 튕겨 나오면 어쩔 수 없고. 그냥 계속 관찰하고, 투사하고를 반복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성장과 진화를 위해 필요한 한 것을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뿐이지, 외부에 던진 나의 생각의 순수성에 대한 의심은 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고유한 것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그 고유성을 인식하고 하고 싶은 것을 주체적으로 외부 세계로 내보내며 유연하게 대응하고 그 결과에 대해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 어차피 외부는 혼돈이니깐. 이게 포인트이다.
나도 이 지점에서 변화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고유의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그것이 비록 튕겨지더라도 괜찮다고. 외부는 어차피 혼돈이다.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내부에서 외부로 내보내고,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취하고, 다시 외부로 내보내고 그것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중요한 것은 내부의 고유성을 의심하지 않고 계속 내 생각을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던지는 것이다. 실패고 뭐고 일단 나아가는 것이 중요할 뿐. 사실 다 괜찮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 성공. 매일 이렇게 눈뜨자마자 인증샷을 찍는데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폴오스터의 달의 궁전 영문판. 고박사가 선물해 준 것인데 이제서야 읽기 시작했다. 멋진 책이다.
'망가진 삶을 구원하는 도시락 라이프'의 톤 앤 매너는 이런 느낌이다. 서정적 느낌은 아닐 듯.
손그림이 들어간 레시피 북을 만들어 볼까 하는데 표지가 괜찮은 무지 노트 발견.
스케줄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운동을 해서 그런지 하루종일 몽롱하고 별로다. 눈뜨자마자 새벽-오전의 골든타임에는 운동하지 말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탄수화물 너무 많이 먹지 말자.
맞말. 트렌드를 봐야 한다고 하면서 속도를 내야 한다고 하는데 - 해보려고.
일민미술관 오늘 백현진 공연- 막걸리 2잔 줬는데 이렇게 애매하게 줄 거면 알콜을 주지마. 앞에서 병나발 부는 아티스트랑 비교돼서 짜증만 남 ㅋㅋㅋ 결국 집에 와서 맥주 한 캔 마심.
여기 포토존 사진 잘 나옴. 뒤에 백현진 그림- 기법은 별로지만 의도와 행위 자체는 맘에 든다.
매일, 무리하지 않고, 계속하는 그의 태도는 본받을 만 함.
솔직히 엄청 섹시함. 왜 섹시한지 모르겠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취향임. 어제 공연 전 1층에서 우연히 만나서 스모킹 에어리어 물어봤음. 더 말하고 싶었지만 스모킹이 더 급해서 그냥 거기까지만 대화하고 나옴. 남자보다 내 욕구가 더 급한 대문자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