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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모으기 Day 6.

새는 시간의 구멍을 막기로 했다.

by 쾌락칸트

루틴을 의식적으로 실행하다 보면 의외로 그냥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전에는 그런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꽉 참이 있으면 비우는 것도 있어야 한다고. 그런데 문제는 하루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들도 그다지 꽉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밀도를 올리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지켜야 하는 시간이 있다. 수면, 식사, 운동 등. 하지만 이 주요한 시간 앞 뒤로 준비 또는 마감 시간이 있다. 거기가 구멍인 것이다. 예를 들어 수면을 위해 샤워를 하고 크림이나 보습제를 바른다. 그런데 그러다 폰이라도 보기라도 한다면 10분 많게는 1시간을 그다지 의미 없는 영상들을 보면서 흘려보낸다. 누구는 이런 것이 쉼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과학 연구 결과로도 알 수 있듯이, 폰을 보는 행위는 휴식이 아닌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뒤틀려진 보상 심리로 시간을 보내다 결국 계획하던 시간에 수면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그리고 기상해서 바로 폰을 보면서 10-20분 또 의미 없이 흘려보낸다. 출근하면서도 계속 폰을 본다. 일하면서도, 식사를 하면서도 폰을 본다. 계속 피곤하다. 또 폰을 본다. 악순환이다.

출퇴근, 식사, 운동 등 이런 주요한 시간을 둘러싼 작은 시간들의 우리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인식하더라도 가치를 크게 두지 않는다. 사실 그런 시간들이 모이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들이다. 원인을 생각하면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의 의미를 찾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내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 시간들의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그것은 쉽지는 않다. 그래서 루틴의 엄격함은 필요하다. 애매하게 계획을 세우면 결국 그 하루의 시간들은 애매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실패하더라도 수정하더라도 하루의 계획을 촘촘하게 세우는 것이 생각보다 효과적이다. 의식적인 것이 필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식사 시간이 1시간인데 실제 식사 시간은 30분이라고 하자. 그러면 앞 뒤 식사를 하러 가는 시간 10분, 준비하는 시간 10분, 식사 후 시간 10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식사 시간 30분이나 그것을 둘러싼 30분도 같은 시간이라고 의식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마치 3만 원이나 만 원짜리 3장이 같은 것처럼.


의식적으로 새는 구멍을 막는 '행동'-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 - 을 하다 보면 주요한 시간들도 가치롭게 인식되는 선순환을 만들게 된다. 그렇게 새는 구멍을 하나둘씩 막다 보면 그 하루의 밀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해도 24시간의 밀도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라도 시도하는 것이 삶을 더 가치롭게 해 줄 확률이 더 높은 건 사실이다. 집중하고 이완하고의 기본 훈련이 안되어 있는 사람들 외부 자극의 도파민에 절여질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방어라도 하는 것이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기계 아니다. 본질적으로는 동물인 것이다. 하지만 인식하고 생각하는 동물이라서 살아있음이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육체를 운영하는 견고한 방식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단련하고 훈련하는 것이 정신의 자유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새는 구멍을 인식하고 최대한 막아보면서 밀도를 올리는 방식은 의외로 엄청난 효과가 있다. 강박이 생길까 봐 무서워하는데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차리리 강박을 가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많이 쌓아놓은 것에서 덜어내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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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을 알리는 물 한잔. 매일 물 떠놓고 비는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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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규정하는 것 -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는 것.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 - 실패를 하더라도 배우는 것이 있고, 결국 미래의 초석이 된다. 무조건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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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에 알람을 맞춰 두지만, 나는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난다.

그래도 아이폰의 굿모닝 인사는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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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집중력을 위해 바흐를 듣는다. 일주일째 듣는데 효과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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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릭 스프린트를 시작했다. 또 솔루션이 빨리 나왔다.

스프린트 자체를 프로그램화, 최적화해서 팔아볼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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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매일 하는 것. 일주일 중에 수, 목 중에 하루만 쉰다. 이것도 의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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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브런치이지만 미리 샐러드를 위장에 깔고 가는 게 좋다. 매일의 똑같은 샐러드이지만 질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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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데이 브런치에서 드래곤볼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여러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실행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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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금류 분위기는 좋았지만. 음식 진짜 별로였음. 근데 일하시는 분들 느낌 좀 쎄했음.

술 파는 언니들 느낌이던데- 다시는 안 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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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브런치는 중요한 행사이니 저 정도 시간을 넣는 것은 맞다고 생각함. 즐거운 시간이었음. 그래도 10시 넘어서 종료한 것은 나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뭐든 아쉬운 것이 좋은 것.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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