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경험에 디지털 메모 기록 방식을 결합하다
책을 읽으면서 형광펜 등을 사용해 책에 직접 하이라이트를 표시하는 경우도 많지만, 중요하거나 나중에 다시 참고할 내용들이라면 종이 포스트잇에 메모하거나 기록해두곤 합니다. 이 방식이 책을 읽는 동안 크게 방해받지 않고, 필요 내용들을 정리해두어 유용하지만, 작성된 메모들을 관리하는 일이 쉽지는 않더군요. 필요한 내용들이 있는 경우, 책장에서 책을 꺼내 작성된 포스트잇의 내용들을 하나씩 읽어보면서 필요 부분들을 찾는 탐색과정이 우선 필요하고, 메모된 내용에 해당되는 책의 하이라이트 부분들을 다시 찾는 2단계의 과정이 필수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좀 더 효과적으로 책에서 읽은 메모 내용의 관리, 보관, 활용방식을 찾아보다가 책을 읽는 동안 종이 포스트잇이 아닌 디지털 Post-It App을 사용해서 메모를 작성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시도를 해보왔는데요. 생각보다 도움이 되어 소개합니다.
종이 대신 Post-It App의 사용으로 아래와 같이 몇가지 장점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았는데요. 실제로 시도해보니, 많은 부분들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메모 내용의 기록, 관리, 보관 등의 편의성이 있을 것 같다 - 디지털로 저장되어 이동, 탐색, 관리 등이 종이 포스트잇보다는 편리합니다. 책에서 작성한 메모 모두를 디지털 파일 뷰어를 통해 줌인-줌 아웃하여 전체적으로 빠르게 찾아볼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하네요.
작성한 포스트잇 내용에 따라 색상을 자유롭게 변경이 가능하다 - 종이로 작성한 경우, 중요한 내용의 경우 포스트잇 색상변경은 어렵고, 마커나 스티커 등을 부착하는 방식만 가능한데, 디지털 방식의 경우 포스트잇 색상을 변경할 수 있어서 중요 포스트잇의 확인이 매우 쉽네요.
책의 표지와 함께 포스트잇으로 작성한 내용을 PDF로 변환하여 저장하면 독서 기록을 디지털화할 수 있어서 보관 및 활용 가능성이 높다 - 읽은 책의 표지를 스캔하거나 인터넷 서점의 도서 표지등을 다운로드한 후 PDF 편집 프로그램(저의 경우, Mac의 PDF Expert사용)으로 추가하니, 하나의 PDF 파일로 독서 메모를 관리할 수 있어서 편리하네요.
실제로 "반드시 끝내는 힘"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으면서 갤럭시 탭에 설치된 Post-It Application을 활용하여 독서 메모를 하였습니다. 종이 방식과는 달라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곧 익숙해졌네요. 진행 과정과 체감한 점들을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책상 왼쪽에 읽을 책을 두고, 오른쪽에 태블릿을 배치하여 독서를 진행하였습니다.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고, 태블릿 펜만을 사용하여 독서 메모를 작성하고 기록합니다.
Post-It App에서 먼저 새로운 캔버스를 생성하고 Post It 메모를 하나의 캔버스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메모를 생성하고 저장하였습니다.
포스트잇 1장에는 맨 윗부분에 페이지 번호나 주제 제목을 기록하고, 그 아래에 주요 메모 내용을 작성합니다. 메모는 글이나 그림 등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Group기능을 사용하면 책의 챕터 별로 나누어 메모를 작성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메모를 계속 추가하고, 챕터 단위의 읽기가 끝나면 작성한 메모들의 배치나 색상 등을 변경해서 구조화(장-절-소 목차등의 단계적 계층화등)하거나 중요 내용 강조 등을 해보니 매우 유용했네요.
작성한 포스트잇들은 캔버스 내에서 자유롭게 배치가 가능하고, 필요한 경우 새로운 Group을 별도로 만들어서 꼭 참고할 포스트잇들만 그룹화하여 따로 저장/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Post-It App에서 필기체 한국어 인식이 지원되어, 반듯하게 글자를 쓰면 생각보다 높은 한국어 텍스트 변환이 이루어네요. 다만, 정확한 텍스트 변환을 위해서 글자를 잘 작성해야 하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전체적으로 종이 포스트잇을 활용한 방식과는 다른 독서 경험을 제공해서 여러 가지 새로운 점들을 알 수 있었고, 추후에 계속해서 이 방법을 적용한다면 고려할 부분들도 몇 가지 추가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독서에 소요되는 시간이 크게 늘지는 않았습니다. 포스트잇을 책 옆에 두고 메모하는 방법과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캔버스에 포스트잇을 추가하는 등의 메뉴 클릭 액션들이 독서의 일시적 중단을 가져왔는데요.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포스트잇에 작성할 수 있는 내용이 종이 포스트잇의 물리적 크기보다 커서 작성 내용을 많이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종이 포스트잇에는 키워드나 1-2줄 작성만이 가능했는데요. 디지털 포스트잇에서는 글자 크기를 줄이면 좀 더 많은 내용을 작성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펜 컬러 변경(검은색 이외에 3가지 색상 -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 지원)으로 메모 내용의 강조 부분들을 빠르게 표시할 수 있어서 단색 볼펜으로 메모하는 경우에 비해 매우 유용했습니다( 종이 포스트잇 메모에서 삼색펜/형광펜을 준비하고, 책을 읽는 동안 번갈아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형광펜 기능은 지원되지 않아서 아쉬웠네요.
메모를 위한 생각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거나 느낀 점들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들을 더해보는 시간이 좀 더 많아졌고, 메모도 많이 할 수 있어 키워드나 단문 중심의 작성을 많이 했던 종이 포스트잇 보다는 메모의 충실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작성한 메모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빠른 요약과 필요한 정보 찾기가 수월해 졌습니다. 페이지 순서로 포스트잇들을 순차적으로 책에서 직접 살펴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었습니다. PDF 전체에서 빠르게 필요한 키워드를 찾고 페이지 번호를 바로 알 수 있었네요.
포스트잇의 배치 방식(레이아웃) 제약으로 인해 마인드 맵과 같이 포스트잇의 연결(link)이 가능하지 않은 점은 아쉬웠습니다. 캔버스에 드로잉 기능 등이 앞으로 지원된다면, 연결되는 포스트잇들의 관계 표시가 되면 좋을 것 같네요.
속독이나 발췌독 방식보다는 생각하면서 책을 읽는 방식에 좀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읽는데 일정 시간이 걸리는 책들이라면 이 방식을 통해 충실한 메모 기록도 함께 남길 수 있을 것 같네요. 몇 권의 책들을 대상으로 이 방식으로 추가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중요한 내용들을 머릿속으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독서활동이 끝나지 않습니다. 독서의 진정한 효과는 읽은 책에서 내게 도움이 되거나 일에 활용 가능한 부분들을 끄집어내고, 자신의 습관이나 행동, 사고 과정에 적절히 반영하고 시도해보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얻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될 내용이나 부분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관점에서 잘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독서 방식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빠르게 필요한 부분들을 찾고 정리하고, 이를 다시 활용하는 독서 메모 방식들 중에서 앞서 소개한 Post-It App기반의 방식(아날로그 책읽기+디지털 독서 메모의 하이브리드방식)이 새롭게 활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