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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북스퀘어

‘1분 메모’로 압도적 성과를 창출하라

A4용지와 1분이면 충분해 !

by onlino

평소에 메모를 많이 하는 저는 다이어리, A4 용지, google keep이나 upnote등에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두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써놓은 메모들을 다시 보면 "이게 뭔 내용이었지?"하며 다시 곰곰히 생각하고 애써 기억을 되살리는 노력을 종종 하곤 합니다. 간혹 써놓은 메모 내용들을 읽다보면, "아, 이런 일을 했어야 되는구나" 또는 "놓쳤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메모해 두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저에게 『1분 메모의 힘』이라는 책은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정말 효과를 낼 수 있을까? 1분의 메모가 무엇을 크게 바꿀까라는 호기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9791192999791.jpg [출처] 1분 메모의 힘,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297921


저자 아카바 유지는 일본 맥킨지 출신으로, 이 책에서 "일의 감각을 깨워 압도적 성과를 이루는 결정적 기술"이라는 부제로 “메모”의 힘을 강조합니다. 책의 요지는 의외로 서문에서 바로 알 수 있었는데요. A4 용지 한 페이지의 분량을 1분 내에 쓴다고 합니다. 저자는 매일 10페이지를 쓰고 클리어 파일에 넣어 정리해두며, 이를 활용해서 일과 업무를 처리한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방법도 신선했습니다. A4 용지를 가로로 놓고 제목과 날짜를 쓰고, 본문은 4줄에서 6줄, 각 줄의 글자 수는 20자에서 30자로 작성합니다. 매일 10페이지씩 3주만 정도 지나면 굉장한 큰 변화를 겪을 수 있다고 하며, 메모를 쓰다 보면 문제 파악, 해결 능력, 판단력, 추진력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단순해 보이는 이 방법이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요?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되었던 몇가지 내용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분의 마법: 시간 제약이 주는 창의적 효과

많은 사람들이 메모를 쓸 때 완벽한 글을 쓰려고 고민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접근에 대해 "시간을 줄인다고 생각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처음부터 진지하고 곰곰이 뭔가를 생각해서 정리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후에 추가적인 생각들을 이끌어낼 일부의 내용을 적은 분량이지만 기록해두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크게 듭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맥킨지에서 배운 교훈입니다. “1분이라는 시간 제약 속에서 망설이지 않고 재빨리 상상 이상의 분량을 써내는 것이 대개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가지는 "오래 생각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믿음과는 반대되는 이야기입니다. 매 순간 완전하지 않은 정보, 그리고 불완전한 의사결정 기준들을 가지고 나름대로 열심히 정리해서 답을 낸다고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다음 회의에서 그 내용이 바뀔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담당자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 꼼꼼히 생각하고 기록해둔 내용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면, 사실 처음부터 뭔가를 완전하게 생각하고 꼼꼼히 정리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무엇인가 그 주제로 생각을 했다”, “일단 생각을 시작했다”라는 관점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 시작의 포인트를 열었기 때문에 다음 발을 디디는 것이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생각하지 않고 쓰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순간적으로 그대로 적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일단 메모를 시작하면 머릿속에만 머물던 생각을 언어로 풀어내고, 이를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추가 질문이 생겨 보다 능동적으로 사고하게 된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메모 행위는 두뇌 회전을 촉진해 풍부한 사고를 이끌어내고, 자연스럽게 또 다른 메모 쓰기를 유도하는 선순환을 만듭니다. 나아가 이러한 선순환은 창의적 문제 해결과 아이디어 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고 합니다.


메모를 통한 감정 정리와 셀프 코칭

이 책에서 발견한 또 다른 인상적인 부분은 메모의 “치유적 효과”입니다. 저자는 단순히 업무용 메모를 넘어서 삶의 다양한 영역을 다루는 주제들을 제시합니다. 메모의 맨 위쪽에는 제목을 다는데, 내가 생각해야 할 주제를 적고 그 주제와 관련해서 항목별로 쭉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주제는 아이디어를 내는 주제일 수도 있고, 현상에 대한 기술일 수도 있고, 뭔가 필요에 대한 항목들을 적어놓는 것도 다 가능합니다.


책에서 예시한 메모의 제목들이 흥미로운데요. "나는 어떤 지도를 받고 싶은가?", "누가 나에게 고함을 치면 내 기분은 어떤가?", "감정적 폭발이란 무엇인가?" 등 여러 다양한 제목들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가만히 제목들을 살펴 보니 한편으로는 일이나 업무 이외에도 개인적 삶의 여러 주제들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개인의 감정적인 느낌, 정서적인 것들도 한번 가감 없이 작성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메모를 작성하면서 결국 말하지 못한 감정이 표출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감정적으로 힘들 때 메모의 효과가 더욱 더 두두러진다고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 발표는 잘 될까?"라는 주제로 자신의 어떤 현재 감정, 그리고 불확실함, 그리고 걱정 사항, 그리고 대처 이런 것들을 한번 쭉쭉쭉 적은 예시가 있는데, 이를 보니 하나의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다 담아서 머릿속을 비우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머리를 비우다 보면 불안도 걱정도 좀 사라질 것 같고, 그러다 보면 이제 유연성도 조금 더 강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메모를 쓰면서 불안이나 걱정을 내려놓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되면 좀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른 일에 좀 집중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만약 어떤 주제로 메모를 시작할지 떠오르지 않는다면, 책에 제시된 삶의 다양한 영역별 주제 목록을 참고해보세요. 예컨대 “상사에게 화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힘이 없을 때 조금이나마 힘을 내기 위해서”, “자의식 과잉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머릿속 생각을 잘 정리하고 싶을 때”,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싶어서”, “영어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려면”, “이직을 준비할 때”, “유학을 준비한다면”, “급성장을 하고 싶다면” 등 약 400개의 다양한 메모 제목들이 책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목록을 활용해, 자신만의 치유적 메모를 작성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체계적인 메모 관리와 활용

아무리 좋은 메모라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저자는 이 점을 놓치지 않고 구체적인 관리 방법을 책에서 제시합니다. 노트 대신 A4 낱장을 적극 권장하는데, 그 이유는 노트가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순서대로 써야만 보기 편하기 때문에 사후에 내용을 재분류하거나 발췌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A4 용지에 메모를 하면 필요할 때마다 용지를 꺼내 손쉽게 분류·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다소 낭비가 될 수 있는 빈 용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출력한 뒷면을 활용하라는 현실적인 조언이 재미있네요. “꼭 A4여야 할까? A5는 안 될까?”라는 의문도 들 수 있지만, 글씨도 크게 큼직하게 쓸 수 있고, 공간이 넓어서 그림도 그리고 도형도 그리고 다양한 것들을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A4 용지가 좋다고 합니다.


메모 작성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도 제시하고 있는데요. 무조건 한 페이지를 1분 안에 4줄-6줄 쓰는 것이 중요한데요. 1-2 줄밖에 생각이 안 난다면 그 한두 줄만 쓰는 것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4-6줄 이상 쓰는 것도 가능한데요. 더 많이 쓰다 보면 그 중요한 내용들이 아닌 더 하위 수준에서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중복되기 때문에 뒤죽박죽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6줄까지 쓰는 게 좋다고 합니다.경우에 따라서는 레벨 2로, 즉 하위 항목까지 추가로 적어두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입니다.


저자는 작성한 A4 메모들을 10개 이내의 카테고리 - ①장래의 비전, 하고 싶은 일 ②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③팀 매니지먼트 ④새로운 아이디어 ⑤생각하는 것 ⑥정보 수집 ⑦들은 이야기 ⑧회의 - 로 나누어, 각각 클리어 파일에 나누어 분류하여 보관한다고 합니다. 기획이나 제안,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과 같이 업무나 일에 있어서 필요할 때 마다 수시로 참조하고 도움을 받는다고 합니다. 보관된 메모들은 3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재검토하고, 최신의 작성한 메모가 항상 앞에 올 수 있도록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1년 기준으로 분량이 많아져서 과거 메모는 별도의 종이 상자에 보관한다고 합니다. 메모가 많아질수록 관리가 번거로워질 수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디지털로 스캔하고 OCR을 통해 텍스트 검색을 지원하면 어느정도 보관의 불편함도 크게 줄어들것 같습니다. 특히, 노션이나 Obsidian과 같이 메모간의 연관관계를 잘 구축해두면 ‘나만의 메모 기반 지식 베이스’를 멋지게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네요.




『1분 메모의 힘』을 읽으며 메모에 대해 오랜만에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는데요. 단순히 잊지 않기 위한 기록 수단으로만 여겼던 메모가, 실은 창의성을 깨우고 감정을 정리하며 삶을 체계화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1분이라는 시간 제약이 주는 다양한 효과들은 정말 놀랍고 신선했습니다. 완벽함을 내려놓아도 된다는 허용이 오히려 더 자유로운 사고를 돕고, 그렇게 쌓인 메모들이 결국 개인의 작은 생각들이 모인 나만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네요.


물론 매일 10페이지를 쓰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이 "3주만 지나면 굉장한 큰 변화를 겪을 수 있다"는 말을 믿고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저에게 메모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 것처럼, 생산성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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