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민 Apr 16. 2022

우물에 빠진 사나이 3/3

어른 동화

이 안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이 일이다. 우물 밖 하늘 위로 아주 잠깐 사이에 새의 무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차라리 저 새들 중 한 마리이고 싶었다. ‘아 얼마나 행복한 존재들인가.’ 마음껏 하늘을 날아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니. 


날개가 있는 저들이 새삼 부럽게 느껴졌다.          


눈을 떠보니 하늘은 검었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몰랐다.     

어둠 속에서 개구리는 보이지 않았다. 녀석도 이 안 어딘가에서 잠든 걸까. 아니면 탈출에 성공했을까.     


밤하늘을 보고 있자니 감상에 젖는다. 아 졸음이 몰려온다.     

.

.

.     


눈을 떠보니 방이다. 어떻게 우물을 빠져나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혹시 꿈이었을까.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한참을 누워서 생각에 잠겨있었다.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눈만 깜빡이며 누워있던 그는 머리맡의 휴대폰을 집어 들어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30분이나 흘렀을까 자리에서 일어나 푸른 하늘과 맞닿아있는 창문의 옆을 익숙한 듯 지나쳐 테이블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휴대폰 게임을 했다. 창문은 오늘도 높고 푸른 하늘을 담고 있었다. 


창밖의 넓은 하늘은 감탄이 나올 만큼 멋졌다. 그는 오늘도 더없이 아름다운 하늘을 담고 있는 커다란 창을 외면한 채 휴대폰의 작은 창만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우물에 빠진 사나이 2/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