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시간, 잠깐의 시. 잠시(詩)
나는 누군가의 등불이 되어
비추어 주는 일을 하는 것이지
홀로 빛나는 어떤 것이 되려는 게 아니오.
BGM_Yellow-Coldplay
LINK_https://www.youtube.com/watch?v=yKNxeF4KMsY&list=RDyKNxeF4KMsY&t=5
그대와 나 사이에
꽃 한 다발
진정으로 전해줄 용기 하나
없는 것인가.
한 순간
당신의 세상을 엿 볼 기회가
나에게 갑작스레 찾아왔고
다가갈 수 있는 지도에
잘 포장된 길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 길을 밟으며
꽃을 보고 나무를 보고
이끼를 보고 시내를 보고
썩은 나뭇가지의 버섯을 본다
그리고 현재의 나 서있는 모습.
화관을 만들 재주가 없어서
미끄러운 이끼 긁어낼 도구가 없어서
큰 나무가 가리고 있는 빛이 보이지 않아
밤하늘 빛나고 있는
달
그 뒷면을 보는 마음으로
지켜만 보고 있구나
끌려간 것도 아니고
못 볼걸 본 것도 아닌데
너는 왜 그 자리 가만히
서 있고
지워내기만 하느냐
꽃 한 송이 묶어
세상 너머로 전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려웠더냐
한 순간 찾아오듯
한 순간 용기 내는 것이
너에게 그렇게 어려웠느냐.
벽을 허물진 못한다면
벽을 넘을 수 있는 용기가
꽃을 꺾을 용기가 없다면
너에겐
꺾인 꽃 주워
묶어낼 용기가 있지 않느냐
달 뒷면의 공간
우리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향해
심장 한 켠을 던지는 게 아니다
당신을 바라보며
용기를 던지고
다짐을 던지고
당신의 세상에 나의 세상을
던지고 있다
당신 세상의 둘레가
우리로 인해 조금 더 커지길 바라며
세상 사람들의 눈가에 더 큰 시선이 되길 바라며.
단편적인 것만 바라보고 살기에
우리의 용기는 너무나도 많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기는 꽃과는 달라서
한없이 피어오르고 한없이 크지요.
그래서 용기로 꽃을 전달하는 겁니다.
당신의 세상과 나의 세상에
아름다움으로 물들일 수 있는 그 작은 행동을
용기 있는 마음과 함께.
설령 당신이 벽에 가려 보이지 않더라도
당신을 향해 오늘도 꽃을 묶어 던집니다.
당신이 꽃을 닮았다는 걸 이미 알았고
당신의 세상에 꽃이 피어나길 바라고
당신의 세상에 내가
한 묶음의 꽃이 되길 바라며.
나의 세상에 당신이 지름길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