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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Sep 12. 2015

기대는 인생

PAPER BOX_8

아에로 플로트 항공기

구름 위를 걷는다는 것은 언제나 꿈만 같다.

몇시간의 항해가 끝나면 다른 세계가 펼쳐 진다는 것

조심스레, 그리고 묵직하게 나아가는 중에서

창틀에 앉아버린 수증기의 꿈틀거림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BGM_Wonderful World-J Rabbit


기대는 인생

                                                                      J PARK

책을 읽을 때에는

묘한 기대감에 젖어든다.

혹시나 내가 생각한 흐름이 어느정도 맞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그 예상에 대해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만큼의 작품을

작가는 우리에게 선사해 주고 만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감을을 받기도 하고

무심코 지나친 한 구절에 엄청난 의미가 숨어 있기도 하다.

몇 번씩 돌이켜 보는 에피소드가 있냐 하면

스치듯, 흘러가는 대로 보는 에피소드가 있기도 하다.


우리 인간이 걷는 길도

책 한 권과 같지 않나

갑자기 닥쳐 온 시련이 힘들게 하고

지나간 기억에 많은 그리움과 미련이 남고

그 기억이 너무 좋아 몇 번씩 곱씹는 추억이 되고

사는 대로, 편안히 보내는 오늘이 있기도 하니까


누군가의 전기(傳記)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인간(人間)의 인생이 책과 같아서 이지 않나.


저는 종이로 된 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처음 책을 샀을 때 책을 드르르 넘기면 느껴지는 종이 재질의 특유의 향기

그 향기가 너무나도 좋거든요.


여행을 가기 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19살. 고삼라이프를 끝마치는 것에 대한 허무함,

앞으로 다가올 큰 세상에 대한 잡념들에 사로잡혀

복잡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죠.

그동안 저에게 희망을 심어준 것은

"뷔페아르바이트"였습니다.

사람들을 대하는 일을 하며 몸이 고된걸 느끼고

때로는 아르바이트 형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얻는 잔잔한 삶은

저의 무기력함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로

그리고 19세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즐거웠습니다.


"기대는 인생(제목)"이라고 쓴 이유는

"기대하는 인생(기대=인생)"이라는 의미를 담고 싶은 이유도 있었고,

"그 인생에 기대고 있는 나"를 담고 싶은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낀 감정들

여태껏 학생으로 준비해온 19세의 종점, 수능

하루하루 통장 잔고에 쌓이는 노동의 댓가

이 모든게 저라는 책을 보여주는 것 이니까요.



여행 출발 당일 날.

미리 예약해 둔 KTX를 타기 위해선 5시까지는 부산역으로 가야 했었지만

그만... 5시에 일어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한국에서의 시간을 좀 더 보내고 싶어 하는 저의 바람이 들어가 있었을 수도 있겠죠..^^

결국 KTX를 취소하고 AirBusan으로 김포공항을 가서,

또 인천공항으로 갔습니다.


예상 대로 진행 되지는 않은 첫 여행.

그렇기에 더욱 가슴찌릿하고 긴장감있던 하루.

2015. 2. 28일의 하루가 선사해준 선물, 에피소드입니다.

'비행기 못타는거 아냐?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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