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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Sep 11. 2015

인사

PAPER BOX_7

합천 댐에서

구름빛이 하얀 페인트조차 파아랗게 물들인다.

합천의 하늘이

구름조차 뚫고 나와 세상 모든 것에 파란칠을 한다.

BGM_Someday-John Legend


인사

                                                           J PARK

그대는 생각에 잠기리라.

짧은 시간 그대와 함께 했던 순간에

눈 녹듯이 사라질 조용한 추억을

한 마디 작별 인사로 덮으리라


고마웠고

그대와 함께 있어 행복했고

나에게 현실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 준

그대라서 좋았다고 말하리라


나에게 가족같은 존재가 되어 준

그대에게 오늘 난 인사를 하지만

백 번을 넘게, 아니 천 번이면 부족하진 않겠지

또 다른 추억을 남겨주어 다시 볼 날을 믿느니라.


하지만

모든 것을 덮은 우리의 인사도

잠에서 깨면 이불을 걷는 우리의 당연한 일상처럼

새로이 만들 추억을 기다리며

이불 걷을 준비를 할 것이니라


그래. 그때즈음

우리는 지난 날의 작별 인사를

고마웠고

행복했고

사랑했던

순간으로 추억을 남기리라.


2015년의 시작은 이별의 연속이었습니다.

몇 년을 같이했던 독서실, 내 자리와의 이별

3년을 동거동락했던 친구들과의 이별

하루하루가 행복했던 뷔페 식구들과의 이별

한국과 잠깐의 이별

청소년과의 이별.


같이 지낼때엔 느끼지 못했던 것 이었지만,

막상 이별을 하려고 하니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왠지모를 공허함과 허전함

친구들도 혹시나 이런 느낌을 받지는 않을까 하며

선물을 해 주었던 시 입니다.


이별이란 건요.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감정이지만

너무 멀게 느껴져 잡지 못하는 감정이기도 해요.

대상이 무엇인지에 따라 헤어나오지 못할 때도,

가볍게 툭 털고 일어설 때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추억으로 예쁘게 포장

그 이별의 감정을 간직하려고 합니다.

당시의 기분과

망설였던 마음과

아련한 기억들이

때론 저를 위로해주고, 또 그것을 그리게 하는 대상이 되어 주잖아요.


이별때문에 아프다면,

그 이별이 상처가 되었다면

일단 소독을 하기 위해서 조금 더 큰 고통이 필요하겠지요.

그 이후론 빨간약을 바르던지

반창고를 붙이던지

새살이 돋게하는 방법을 찾아 보겠고요.


그래도 아픈 곳을 치료하겠다는 다짐이 어려울테니

그 상처가 곪지 않을때 까지는 충분히 간직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차근차근, 그 아픔을 덜어내며

가끔씩 떠오르는 이별 전(前) 그 상태를 추억해보고

살포시 미소를 띄울 수도 있으니까요.


"모든 이별이 아름답진 않아도

이별이 모든 추억을 아름답게 포장할 수는 있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PS:오늘도 저는 인사를 합니다. 또 다른 이별으로, 새로운 시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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