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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Sep 20. 2015

인연(因緣)

PAPER BOX_14

베네치아 부라노 섬

일곱 난쟁이와 노오란 꽃

빨간 벽돌블럭과 원색의 집들

구석구석이 연결된다. 길처럼.

BGM_Ain't No Reason-Brett Dennen


인연(因緣)

                                                                         J PARK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란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듯해도

언젠가는 마주칠 이별이란 단어에

한없이 약해지는 특별하고도 소중한, 그리고 아쉬운 단어인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말을 섞으며

따뜻함 사이에 스며드는 인연은

어느덧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무심하게

귓가에 스며드는 속삭임같이

아주 소리 없이 자리 잡은 목소리처럼.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가오면

그제야 제 할 일을 다하는 듯

저 뒷산에 메아리 칠 정도로

소리 지르고 발악한다.


한 해가 지나가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하루를 만끽하며

또 다시 차오르는 이별에

안타까움만 더해지고


꿈에도 아른거릴 서로와의 추억이

자꾸만 줄어드는 그 시간에

다급해진 숨소리만 더해가는 것 같아

마음 졸이며

앞으로의 다가올 그 행복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시작한다.


틀 안에 들어있는 큰 것.

작은 짐승과 큰 짐승이 실로 묶여져 있는 것.

그 짐승들이 묶여진 채로 틀 안에 들어간 채 큰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

인(因) 연(緣)


한자를 제 식으로  풀이해 봅니다.

"緣"을 구성하는 부수는

실을 뜻하는

작은 짐승을 뜻하는

큰 짐승을 나타내는


"因"을 구성하는 부수

큰 것


한자를 암기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이

부수로 풀이해 그 뜻을 연결시켜 외우는 것인데

가끔은 그 부수끼리의 결합이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한 글자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많은 의미를 담고 유추해 내다니

새삼 옛날 사람들의 지혜가  존경스러워지더라고요.


글자 하나에도 이런 의미가 담겨 있는데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있을까요.

만남이라는 기대가 있기에

헤어짐을 붙잡을 수 없고

헤어짐이라는 슬픔이 있기에

만남을  행복해할  수밖에 없는

하지만 그 감정을 일일이 형언할 수 없는

사람은 그런 존재인가 봅니다.


같이 있는 시간이 감정을 무뎌지게 만들지만

같이 있던 시간이 감정을 폭발하게 만듭니다.

인연은 만날 때에 반짝이고

연락할 때에 제 자리를 지키며

헤어질 때에 폭발하는

별과도 같은 건가 봅니다.


PS: 우리도 인연이겠지요? 그럼 그 불이 꺼지지 않게 열심히 연락하며 지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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