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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Sep 17. 2015

비의 마음

PAPER BOX_12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토 독  토 독

한 계단 씩 올라가며 작게나마 난 창을 본다.

아스팔트 사이로 닿을 때의 소리가

소심한 내 마음을 움직였다.

BGM_첫 이별 그날 밤-아이유(IU)


비의 마음

                                                         J PARK

비가 내린다

물방울들이

내려온다


떨어졌다

물방울이

다시튄다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한다.


소심하다

물방울들이

소심하다


땅을 조심스레

두드리는 모습이

너무나도

소심하다


한국에선,

어딘가로 이동을 할 때 항상 이어폰을 착용하고

음악을 들으며 다니곤 합니다.

저에게 음악

제가 보고 있는 배경을 살아 움직이게 하고

계절을 만끽하게 하고

그 장소의 의미를 더해주거든요. :)


그러다 여행을 갈 때

저는 여행하는 동안만큼은

이어폰을 착용하고 다니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나라의 감성을 느끼고 싶었고

그 나라 사람들의 살아가는 숨소리를 듣고 싶어서였죠.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이동을 하다가

아마 우산을 잃어버렸었나 봅니다.

그래서 가방에 챙겨 갔던 우의를 꺼내

저를 대신하여 하루 종일 비를 맞아 주었어요.


토독토독

우의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멀리서부터 빛이 비친 땅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들은

저만이 느끼는 피렌체의 음악이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소심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 갑니다.

"참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이고, 혼자 듣기 아쉬운 소리구나."


그렇게 하루를 또 보냅니다.

사랑하는 소리를 마음으로 긁어 모으며

오늘을 든든하게 버텨 준 우의에게 고맙다는 인사로

그리운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해가 저뭅니다.


그리고 기다림의 순간으로 바뀝니다.

내일의 소리가 기대되고

내일을 버텨 줄 든든한 친구가 있어줄 것이기에 고맙고

그리운 사람들에게 다가감으로

해는 뜹니다.


PS:소심한 비는 우리에게 절대 소심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훅! 하고 마음에 들어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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