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BOX_50
세상을 일깨우는 아침해의 강렬함같이
온갖 만물들의 생명을 유지하는 푸르른 물같이
사실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굳은 땅같이
당신이 그러하네.
BGM_야생화-박효신
노랑나비 흘려보낸
스물한 번 바람따라
사랑하나 상실하고
슬픈 비 내리우네.
달 비치는 옥쟁반에
만화방창(萬化方暢) 기운 모아
고결하고 청초로운
새벽빛 안겨주네.
저 별에다 인사한 건
이렇게나 쉽다마는
작별에다 하는 인사는
왜 이리 힘든 건가.
홍예(虹霓) 피는 사계지나
주뢰(珠蕾)맺힐 경칩 오면
웃음꽃 가득 안고
이따금 내게 오세
그대 언젠가 내게 오면
아무렇지 않은 듯이
내 당신을 깊이깊이
안으며 반길 터이니.
국화는 꽃말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비슷한 뜻은 물론,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상반된 뜻을 지니기도 해요.
그 여러 가지 뜻을 찾다가
옛사람들이 국화를 참 많이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국화를
"달 비치는 은쟁반"에 비유 해 보았습니다.
만화방창의 뜻은
"따뜻한 봄날이 되어 온갖 생물이 나서 자람"인데
지금의 때를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5연에서 쓰인
홍예는 무지개를 뜻하는 한자말,
주뢰는 구슬같은 꽃봉오리를 뜻하는 한자말이고요.
이것저것 찾아보다 본 것이지만
옛 시인들(이색, 정몽주 등)의 시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인데요.
보통 이 국화를 일 년 중 가장 마지막에 피는 꽃으로 소개를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꽃말 중에 고결, 엄숙, 청초라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인간 사회에서의 현실 저항을 뜻하기도 하고
오랜 세월 격정과 고통을 견딘 인간의 인고, 희생을,
굳은 의지로 살아가는 기골찬 인물을,
온갖 유혹, 무서운 고초에도 굴하지 않는 충절, 여인의 절개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_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中)
이렇듯이
인간과 꽤 친하게 비유된 국화라서
인간의 생과 사를 비유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꽃말 중엔 죽음, 그리고 환생도 있거든요.
뭐가 됐든
저는 국화를
꽃봉오리가 맺힌 순간
꽃이 핀 순간
꽃이 지는 동안에도
한 순간을 빠짐없이 사랑받아 온 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간이 받아야 할 마땅한 사랑처럼요.
비가 왔던 날.
그렇게 아픔을 남기고
작별 인사를 합니다.
PS : "Luxuriant groth of all things in spring"
"만화방창"한 순간의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