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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사랑한미술관 Nov 16. 2020

해외 미술관에서 인상적이었던 점 세 가지

런던 영국왕립미술원 & 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 아래 유튜브 영상의 스트립트입니다. 영상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s://youtu.be/x7EAnehwHX4




안녕하세요. 내가 사랑한 미술관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나올 때까지 최소 2-3년동안은 해외 여행 가기 어려울 거라고들 하죠. 이제는 조금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지난 여행을 추억하며 사진과 당시에 썼던 일기를 찾아보니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구요. 저는 해외 여행 가서도 크고 작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열심히 찾아 다니는데요. 오늘은 해외 미술관에서 인상적이라고 느꼈던 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시는 런던의 영국왕립미술원(Royal Academy of Arts)의 졸업 전시인데요. 먼저 관람객들이 특정 성별, 인종, 나이 등에 국한되지 않고 같이 온 사람과의 관계도 연인, 친구, 가족 등 다양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동안 보아온 국내 전시회의 관람객을 떠올려보면 2,30대 여성과 연인 비율이 가장 높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와 대조적으로 훨씬 넓은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전시회를 보러 오는 광경이 흥미로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신기했던 건 관람객들이 사진을 거의 찍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요. 저도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 아닌데도 약간 눈치가 보일 정도여서 원래 외국 사람들은 전시장에서 사진을 잘 찍지 않는지 궁금했답니다. 어딜 가나 작품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 전시회에 온 것 같은 사람들도 많은데 이곳의 관람객들은 그들과 달리 정말 진지한 태도로 작품을 대하는 것 같아 놀라웠습니다. 졸업 전시를 통해 판매되는 작품이 많다는 점도 흥미로웠는데요. 일부 작품 옆에 빨간 스티커가 붙어있길래 궁금해서 물어보니 판매 완료된 작품에 붙는 스티커였습니다. 한 판화 작품의 경우에는 스티커가 10개 넘게 붙어 있는 것을 보니 예술 작품을 사는 일이 우리보다 훨씬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일 같아 보였습니다. 단순히 전시를 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작품 구입을 염두에 두고 관람하는 사람들이 많아 더 신중하고 진지해보였나 싶기도 했답니다.


또다른 기억은 파리의 루이비통 파운데이션으로 바스키아와 에곤 쉴레 전시를 보러 갔을 때인데요. 루이비통 파운데이션은 파리 도심에서 조금 거리가 있어서 개선문에서 미술관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 버스를 탔는데 같이 탄 승객들 대부분이 중장년 여성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미술관 건물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때문에 생긴 선입견인지 몰라도 저는 관람객 대부분이 좀더 젊은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곳 뿐만 아니라 다른 전시회도 다니다 보면 전시회를 보러 온 어르신들을 정말 자주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어쩌다 한번 어르신들을 볼 수 있는 국내 전시회 풍경이 떠올라서 우리나라도 더 많은 어르신들이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할머니가 되어서도 저렇게 열심히 미술관에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여러분도 저처럼 해외 여행 가서 들른 미술관에서 우리나라 미술관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고 놀라신 적 있나요? 해외 미술관에 가는 것은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와는 다른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 전시를 보는 방식도 관찰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빨리 진정돼서 다시 안전하게 여행 다닐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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