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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일 May 29. 2020

[철도원 삼대]를 만나다

황석영님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를 읽고! 

  이태원 클라쓰 OST [그때 그 아인]을 골랐다. 

정확한 장면이 생각나지 않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와 술집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나오던 음악인 것 같다. 눈물이 떨어졌던 기억이 난다. 1/3 정도의 내용으로만 만들어진 [철도원 삼대] 가제본을 읽은 내 감정이 그 기억을 더듬어 음악을 ON 한다.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 내용 정리를 위하여 - 소설 속 이름들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이 책도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이름들을 바로바로 적어 본다. 소설을 모두 읽고, 그 순서의 이름들을 다시 순서를 잡아서 써본다. 

4개의 이름 사이에는 100여년 간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증조부 이백만.  할아버지 이일철.  아버지 이지산.  그리고 나 이진오


  소설 속 삼대의 이름들이다. 처음 이 글을 진행하는 이진오의 이름 외에 모두 뜻이 있는 이름들이다. 이백만은 재산과 부를 그의 아들 이일철은 철도 기술을 그리고 그의 아들 이지산은 고향의 이름을 대명사한다.  

이들과 함께 했던 증조모 주안댁,  여동생 막음이, 할머니 신금이,  어머니 윤복례의 이야기로 나라를 빼앗겼던 우리네 그 시절의 이야기를 처절하게 들려준다. 

너무나도 먼 역사속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진오의 시대로 돌아오면 그것은 바로 지금이다. 어느 순간 역사속만의 먼 과거 이야기가 아닌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갖게 한다. 


 가제본의 책을 열면 처음 문장이 낯설다. [이진오]라는 이름이 사는 사람의 용변장소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는 농성을 위하여 발전소 공장 건물의 굴뚝위에 올라온 것이다. 100일을 지나면서 농성백일째 행사도 받는다. 



그는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상상해 보았다. 그렇지 않은가. 이곳은 하늘도 아니고 땅도 아니다. 여기는 사람이 거처하는 공간이 아니다. 이 좁은 원둘레는 지상의 일상과 시간을 벗어난 우주선의 조종실 같은 곳이다.   


   이진오가 처해 있는 그 굴뚝에서 증조부 이백만의 살던 과거로 간다. 그 속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이야기를 해준다. 한국사를 배우면서도 거론되었던 역사이야기!  일본군의 전쟁 물자 수송을 위해 토지를 약탈하고 한국인을 강제 부역에 동원시켰으며 그 당시 군용 철도 파괴 혐의로 처형되는 사람들의 사진들도 보았던 기억이 난다.  뒷 부분에 표현되어 있는 문장이 책을 덮고 다시 한번 읽히게 된다. 


철도는 조선 백성들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 졌다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대는 일제가 강제병합을 하려고 시작하는 시기이다.  더하여 그 시기에는 엄청난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도 계속되는 시기였다. 일본에게 빼앗기고, 자연에게 빼앗기고...

 '뭐 이렇게 사는게 힘든 세상이 있을까' 하고 읽다보면 다시 이진오가 있는 왕복 서른걸음쯤 되는 그 굴뚝위다. 세월의 간격은 너무나도 크지만, '사는게 힘들다' 는 이 맘들은 그 떄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구상에서 집필까지 30년이 걸렸다는 것을 입증해 주듯이 이 책에서는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전 후 그리고 현재까지의 방대한 역사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철도원 삼대와 농성운동을 하고 있는 이진오까지의 인생 이야기를 통한 이 장편소설을 이해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게다가 서평을 위해 받은 것은 가제본이라서 읽고 나니 다양한 인물들의 이후가 더욱 궁금해진다. 

 

  리얼 책은 언제 나오나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 ‘철도원 삼대’ 이야기로 황석영이 벼려낸 한국 노동운동사 100년] 이라는 기사 카피글이 눈에 들어온다. 

이 장편소설을 내가 3번, 4번.. 아니 더 많이 읽는다면 모두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이해 할 수 있는 세계는 이미 한정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제본이 아닌 전체내용이 모두 있는 책으로 꼭 다시 읽어보고 싶다. 

책의 두께가 꽤나 두꺼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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