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백영옥 에세이 / arte
시간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하는 힘 아닐까.
시간은 느리지만 결국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고, 나무를 자라게 한다.
나는 그것이 시간이 하는 일이라 믿는다.
◎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백영옥 에세이 / arte / 165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곳에서의 외로움은 조금 더 증폭돼 내게 고독의 형태로 다가와 있었다.
내가 선택한 건 24시간 연결이 아닌 타인과 단절된 채, 나 자신과 나누는 대화였다.
그곳에서 내가 느낀 건 행복이 아니라 다행스러움이었다.
'무엇을 할 자유'가 아니라, ' 하지 않을 자유'를 만끽하며, 나는 정말 그렇게 느꼈다.
이곳까지 올 수 있어 다행이라고.
◎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백영옥 에세이 / arte / 172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망설이는 이유는그 결정으로 지불해야 하는 몫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의 결과가 지금의 우리이며, 그것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몫이다. 소설가 김훈이 말했다.
"물고기가 낚시 바늘을 물지 않고 낚시밥을 먹을 수는 없다."
모든 선택은 위험한 것이다. 그것이 선택의 본질이다.
샤르트르의 말처럼 인생의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ce)다.
◎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백영옥 에세이 / arte / 330
나는 앤이 스테이시 선생님께 보내는 감사의 편지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사람의 앞길엔 언제나 구부러진 길모통이가 있기 마련이군요. 새로운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 앞에 무엇이 보일는지, 전 거기에 희망과 포부를 품고 이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그러나 좁은 듯이 보이는 이 길을 꼬불꼬불 꼬부라지면서 천천히 걸어나가기 시작하자, 넓은 지평선을 향하여 힘차게 내달리던 시절에 비하여 변의 아름다움이며 흐믓한 인정을 맛보는 일이 많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중간생략]
만약 인생이 딱 한 번뿐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당신은 아직 늦지 않았다.
"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걸요."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백영옥 에세이 / arte ]
너무나도 좋아하는 친구같은 책!
힘들 때, 슬플 때, 즐거울 때, 행복할 때...접어둔 페이지를 본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때에 맞추어 내가 들어야 하고, 새겨야 하는 문장을 선물해준다.
감사합니다. 빨강머리 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