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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일 Mar 03. 2021

13. 우리의 사람들

◎ 우리의 사람들  / 박솔뫼 / 창비 / 21


친구들은 죽으러 그 곳에 간 것이 아니다. 친구들은 그곳에 간 친구들은 늘 조금씩 바뀌지만 누군가는 빠지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죽으려는 것이 아니라 기대 없는 표정으로 그곳에 가 사진작가가 하는 말을 흥미롭게 듣다가 하지만 흘려듣다가 슈퍼에서 사온 빵과 우유를 먹고 바람이 부는 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일을 할 것이다. 그러려고는 아니지만 그럴 것이다. 부산에 있는 나는 그게 나라고 확실히 알지만 얼굴은 나의 얼굴이 아니고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거리이거나 뒷모습을 보여주었다.  < 우리의 사람들 중 > 


◎ 우리의 사람들  / 박솔뫼 / 창비 / 47


수면과 동면의 차이도 이야기해주었는데 수면은 뇌가 정리되는 과정이고 동면은 아무것도 없는 ----------의 상태라고 했다. 그래서 수면상태에서는 어그러졌던 기억이나 정신이 퍼즐처럼 맞춰지고 정리된다고 했다. 반대로 동면은 멍한 상태. 그래서 실제 동물들도 동면 중이라도 깨어났다가 다시 수면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수면에서 깨어나서는 다시 동면을 취하는 곰을 생각했다. 나는 겨울이 힘들기 때문인지 그 이야기가 정말 좋았다. 그런 가정은 낭만적이기도 했고 내가 겨울에 힘든 것은 내 탓이 아니라고 남 탓을 할 수도 있었다. 

<건널목의 말 중 > 


◎ 우리의 사람들  / 박솔뫼 / 창비 / 120


살아 있는 자들은 살아 있는 자들과 이미 죽은 자들 모두에게 직접적인 눈빛을 보내야 함을 알기만 하고 어떤 형태로도 잘 만들지는 못했는데, 그것은 살아 있는 자들이 무언가를 더 잘하거나 못해서라기보다는 죽은 자들 역시 죽은 자들과 살아 있는 자들 양쪽에 모두에게 직접적인 눈빛을 보내기 때문이고 그들은 그 일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미 죽은 열두명의 여자들과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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