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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담요 Feb 29. 2020

La Nymphe d’une Langue

언어의 요정

몇 개의 무작위 단어로 시(라기보다는 이야기에 가깝지만) 쓰기에 도전해 보았다.


미술치료를 배우면서 이런 자유 연상 단어를 엮으면 이 억지스러운 스토리에서 오묘하게 나 자신이 드러났던 경험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런가... 시 속의 나그네는 꽃집에 손님이 없는 것이 걱정되면서도 자신이 갈 길을 간다. 워즈워드와 로렌스의 손을 잡고, 모호하게 간지러운 마음을 속시원히 가라앉혀줄 언어를 찾아서. 신기했던 것은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초인간적인 존재 같은 모습으로 남겨놓고 싶었다는 것.


기억을 남기고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것은 사진을 찍지 않게 되면서 없어진 욕구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는 것도 그만둔 지 오래된 일이라 생각했다.


단어들을 잇고 나서 거리를 두고 나그네를 바라본다. 수선화와 국화를 손에 쥐고 기린 한 마리를 데리고 있다면 사진 한 장 찍을 만도 하겠다. 나그네의 미션이 계속되기를, 쉽게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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