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lusclovital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성 작가 Mar 05. 2016

'감정의 농도'에 대하여 생각하다

감정의 '종류'와 '정도'에 대한 단상


나에게 누군가가 맛있는 소고기를 사준다고 한다면, 그는 아마도 나를 잘 대접하고 싶어하는 마음에 하는 행동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같은 행동을 힌두교도에게 한다면 이는 상대방을 매우 모욕하는 처사가 될 수 있다.


한 잔을 챙겨 마시는 깨끗한 물은 분명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 물을 모아서 물대포 처럼 쏜다면 어떻게 될까? 

받는 사람은 물을 마셔 건강해지기는 커녕, 너무 강한 압력을 맞고 쓰러지고 말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이러한 것들을 조절하지 못해 상호간에 생기는 오해들이 참 많다.

주려는 사람은 이 것이 '좋은 종류'의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만 받는 사람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이다. 


나는 잘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고가의 선물을 하고, 

나는 잘 해준다는 마음으로 달달한 표현을 하고, 

나는 잘 해준다는 마음으로 잦은 연락을 할 때 이 모든 것은 '보편적으로' 좋은 종류의 감정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는 사람은

'부담스러운 선물'

'부담스러운 언행'

'부담스러운 빈도의 연락' 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어떠한 감정을 쏟아내는 것은, 자신 스스로에 대해서 초점이 맞추어 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그 감정의 '종류'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상대방이 감당해 낼 수 있는 수준은 어디 까지 인지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농도와 양의 감정은 설령 그것이 좋은 의도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결코 좋은 결과로 발현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보편적 좋은' 감정은, 

결국 내가 그 감정을 배설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감정의 발현은 내가 하지만, 그의 주인은 그 감정을 받는 사람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복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