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스토리텔러가 되자 #3

by 전익진

최고의 1분


꾸준히 내 영화 목록에서 베스트로 꼽히는 영화는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花樣年華)’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이 영화를 무너뜨릴 만한 로맨스 영화를 보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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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반에 걸쳐 흐르는 그 아름다운 색채에 반하고 여 주인공 장만옥의 뽐새와 미모에 두 번 반한 영화다.

또 하나를 뽑자면 역시나 장만옥이 나왔던 왕가위 감독의 영화 ‘아비정전(阿飛正傳)’이다.

이 영화는 앞선 영화만큼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에 반하지는 않았는데 딱 한 부분 기억 속에 사라지지 않는 장면이 있기에 소개하고 싶다.

대부분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아 그 장국영이 속옷 차림으로 춤추던 장면 말이죠? 그거 너무 유명하잖아요.’

라고 말하는데, 아니다.

내가 뽑은 최고의 순간은 남자 주인공이었던 아비 역의 장국영이 장만옥을 만나 나눈 대화 장면에서다.

장국영은 장만옥을 보고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친해지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난 당신과 그냥 친해지고 싶어요. 우리 각자 시계를 봐요 약 1분간 만요.’

그리고 두 사람은 아무 말없이 서로의 시계를 쳐다본다.

그렇게 짧지 않은 1분이 흐르고 장국영이 계속 이야기한다.

‘1960년 4월 16일. 그대 덕에 나는 언제나 이 순간이 기억나겠어요. 그러니 지금부터 우린 친구예요. 당신도 동의하죠?’

바로 이 장면이었다. 1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그 짧은 시간이 영화 속 장만옥에게도 그리고 지금까지 나에게도 영원히 기억된 1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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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영화 이야기를 왜 했냐고?

소중한 시간을 내어준 그들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지금을 기억할 인상 깊은 순간을 만들어 주도록 노력해 보자는 취지에서다.

매번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 순 없지만 매번 그런 순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당신의 발표를 기다리지는 못해도 불편하게 생각할 사람은 많이 사라질 것이다.

인상 깊은 순간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말을 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어느 한 동작에서도 아니면 당신이 분석해온 결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 부분은 완벽한 스토리텔러가 되는 과정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 주기도 나 역시 벅차다.

결론은 역시 독서가 정답이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대리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훈련을 각자 해주길 간곡히 바란다.

단, 너무 인상 깊은 시간을 만들고자 엉뚱한 행동 또는 언행을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완벽히 훈련하고 연습하여 내 것이 되기 전에는 조심스러운 접근도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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