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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uto owl Mar 07. 2020

essay) 나의 이모티콘 도전기 01


2018년 어느 날 나는 자발적 백수가 되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그 당시 하는 일이 맘에 들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 마지못해 했던 일이었기에 열정도 없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2년을 교제한 여자 친구와도 이별을 맞이해서 의욕 자체가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자!', '그림을 그리고 싶다'

오직 이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그 생각이 얼마나 무모한지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만둘 당시만 해도,

난 내가 이룰 큰(?) 꿈이 있었고,

이룰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누구나 다 그럴싸한 계획이 있다고...

나 역시 세상에 처맞기 전까진 그런 계획이 있었다.



난 이모티콘 작가가 되고 싶다!!


그렇다! 이모티콘 작가가 되자.

얼마나 멋진 울림인가!!

작가!!


그때 내가 갖고 있는 돈은 허리띠만 졸라매면 6개월

즉! 반년은 버틸 수 있었다.


나의 계획은 이랬다.

3개월 안에 카카오 이모티콘에 통과,

남은 3개월 안에 출시하자는 것이었다.


정말 멋진 계획이지 않은가?

말 그대로 황금빛 로드맵이었다.


어느 곳이든 세상의 치열함은 존재하고,

또 그것을 겪어왔는데,

어떻게 그런 치열함은 망각하고,

자신만만했는지 나도 의문이었다.


첫 번째 이모티콘을 제출하고 2주 동안,

난 장밋빛 미래만 생각했다.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마치 그냥 작가가 된 듯싶었다.


로또 같은 기분이었달까?

월요일 로또를 사면 그 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시간이었으니...


하지만 토요일 추첨 시간이 지나면 현실로 돌아오듯...

2주 후 난 분홍빛 미래에서 현실의 내방으로 돌아왔다.



이모티콘은 탈락이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지금 다시 보면 그건 이모티콘이 아니라 잘 그려진 애니메이션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난 알지 못했다.

단지 그때의 트렌드와 나의 스타일이 맞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닌가 라고 생각하게 전부였다.


잘못된 자기 분석은 결과적으로 발전이 없었다.


나의 잘못된 반성은 한동안 정신적 파괴와 회복을 반복했다.

슬픔과 분노의 교차.

2주의 기다림 2주의 슬럼프

그런 감정의 교차로 한 달의 시간이 지났고,

2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한 달 후 시작된 재작업은 분노(?)로 시작된 작업이었다.


'내 캐릭터가 어때서, 이 정도면 충분하지.'라는 오만함과 더불어 첫 번째보다는 조금 더 낫게 그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잘못된 자기 분석과 반성으로 이모티콘 캐릭터는 조금 더 귀여워진 애니메이션일 뿐이었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불합격이었다.

어디 합격이 그리 쉬운가?

두 번째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미승인 었다.


이쯤에서 말하자면 그 당시 난 이모티콘을 잘 쓰지 않았다.

어느 순간, 어떤 이모티콘이 나와야 하는지 알 수 없었던 거였다.


그리고 누누이 말한 애니메이션 같은 내 이모티콘은 그런 감정의 포인트를 잡을 수가 없었다.


시간은 두 달이 다 되었고,

나의 통장은 서서히 잔고를 보이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2편은 여기클릭

제일 첫 번째 이모티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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