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WL 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luto owl Jul 19. 2022

잠시 부산을 다녀왔다. 아무리 봐도 커피 못할 거 같은

모든 건 때가 있다는 말 공감한다.

3월 하순부터 시작한 나의 막노동은 6월 마지막 날에 끝났고, 지금은 다음 현장을 못 잡아 잠시(?) 쉬고 있는 상태다.

7월 초순만 하더라도 금방 다음 현장에 투입될 거란 소문이 돌았으나, 이는 그냥 아재들의 바람으로 그친 상태다.

나 역시 그들처럼 근방 현장에 투입될까 싶어 인천에 머물며 대기를 한 상태였으나, 큰 성과는 없었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현장소장이 많은 빚을 지고 현장을 포기한 상태가 벌어져 원청과의 임금 문제로 꽤나 시끄러운 상태였다.


이렇게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당연히 다른 쪽으로 눈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나 같은 경우엔 부산에 커피숖 매물을 훑어보는 정도?

오랜만에 부산 부동산 카페에 들어갔다.

새삼 놀라운 건 안 나가는 가게는 아직까지 게시판 한 군데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임대료 또는 권리금 때문인지, 아니면 자기가 원하는 자리가 아닐 수도 있으나 확실한 건 요즘에 점점 커지는 리스크를 감당하며 창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다.


물론 나 역시 그 리스크를 감당하고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역시 무섭다.

매스컴에서 연일 보도하는 소비자 물가지수는 7%에 육박하며(체감상은 10%를 돌파한 듯싶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우리나라 금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몰아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첫 번째로 줄이는 건 당연히 외식이다.

직장인은 점심식사부터 시작해서, 식후 땡으로 마시는 커피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안 아끼는 게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증가되는 코로나 확진자까지...


지금 모든 악재가 대한민국 자영업자를 덮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 더군다나 커피?

위기는 기회라 한들, 이건 어느 정도 자본력을 갖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뿐이고, 나처럼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이에겐 정말 고난의 행군임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난 지난주 인천을 벗어나 부산으로 내려왔다.

맘에 드는 가게가 있다면 실제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인천의 호우주의보를 뚫고 부산으로 내려왔지만, 역시나 설명과 달리 맘에 드는 가게는 아니었다.

물론 권리금이 싸니까 혹시나 하고 방문했지만, 리모델링부터 해서 들어가는 돈은 만만치가 않다.

거기다 절망적인 유동인구까지...

부산은 해운대를 비롯해 기장, 일광까지 해안도로 라인에 대형 평수의 베이커리와 커피숖으로 젊은 층을 유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 급지 같은 상권에서 커피를 한다면 분명 전략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2번을 실패한 나로서는 그런 전략이 부재중이다.


그럼 결론은 하나지 않은가?

커피를 하면 안 된다.

하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

그들처럼 규모의 경제로 싸우지 못한다면 나만의 무기로 그들과 대항해야 한다.

지금 나의 무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만들 때까지 한발 뒤로 물러나는 게 상책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소비자물가지수, 금리인상, 코로나까지 대외적 요소까지 고려한다면 지금 무작정 창업을 하면 안 되겠단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쁜 가게를 보면, 나도 다시 가게를 열고 싶다 생각을 한다.


그렇게 닷새 정도 부산에 머물다 이모부의 호출로 어젯밤 늦게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다.

부산에서 출발할 때도 비라니...


부산에서 인천에서 향하는 동안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다.

막노동을 할 때마다 '도망치고 싶다, 도망치고 싶다.' 생각하지만 막상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매거진의 이전글 자꾸 나에게 돈, 돈 거리지 좀 마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