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 그림으로 돈을 벌고 싶단 생각을 한다.
아니 항상 있었다.
그런 생각이 언제부터였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대략 4,5년 정도 된 듯하다.
그전엔 커피일을 생업으로 했던 터라 그림 그릴 짬도 안 났고, 장비도 없었다.
아니 있긴 했지만 사둔 지 10년이 넘은 태블릿과 사양이 낮은 컴퓨터가 전부였다.
그리고 지금(?)만큼 귀엽게 그리지도 못했던 시절이었다.
캐릭터도 스토리도 없던 시절이니 그다지 관심도 없었고, 그땐 내 가게의 운영이 그림보다 재밌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의 캐릭터도 있고, 적당한 이야깃거리도 있다.
그렇기에 예전 출판사나 문화사업 단체의 지인과 대표님에게 노골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이런 계통(?)으로 일하고 싶다고 넌지시 몇 번 어필을 했었다.
그들은 좀처럼 나에게 일을 주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업무 특성상 나에게 맞는 일이 없었다.
그들이 외면했다는 것이 아니라 애당초 나에게 맞는 일 자체가 없던 것이다.
대신 이런저런 조언은 많이 해줬다.
불행히도 그 당시엔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초조함과 그들을 향한 서운함만을 채웠을 뿐이다.
결국 그들을 등진체 만든 결과물은 항상 아쉬움이 컸다.
나는 그런 멋진 자원을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독불장군이 된 채 제멋대로인 글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최근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초조하다...
최근에 워크넷을 통해 5군데 이력서를 넣었다.
한 군데는 바리스타 강사, 나머지 네 군데는 캐릭터와 관련된 회사이다.
웹툰 같은 선화나 채색으로는 지원하지 않았다.(생각해보면 지원한다고 붙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나도 욕심이 있는지라 내가 그린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다.
하지만 연락은 없다.
그중 한 군데는 친절히 불합격 메일도 보내줬다.(그 배려에 감사를 드린다 ^^)
요 며칠 비가 와서 막노동은 쉬고 있지만, 결국 일은 해야 한다.
삶과 이상의 괴리에 정신적으로 조금 힘들다.
더 늦기 전에 나도 내 재능 한번 팔아먹고 싶다.
대중들에게 내 그림을 알리고 싶다.
인스타에 올릴 때마다 좋아요 수천 개는 받고 싶다.
적고 보니 약간의 실소가 새어 나온다.
일단 좋아요 백개부터 받아보자...
누군가 "우리 함께 일해봅시다"하며 나의 손을 잡아줬으면 좋겠다.
항상 잠들 때마다 바라고 바란다.
부디 나의 그림과 이야기로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오늘도 나는 자리에 누워 중얼거리겠지...
제발 누가 날 좀 써먹어주라...
미친 듯이 그려볼 테니까...
인물화든, 카툰이든, 4컷이든 무엇이든 그려볼 테니까 일단 같이 일 좀 해보자...
막노동...
이제 그만...
무릎도 허리도 아파서 너무 힘드네...
그러니까 좀!!!
나도 같이 그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