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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uto owl Mar 06. 2023

에세이) 길을 걷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했던가?

누구나 그럴 것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믿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오겠지’란 기대감속에 우리는 하루하루 그렇게 견디는 건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보다 많은 금전적 보상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어제보다 나은 필력 일지도,

또 다른 누군가는 ‘내일은 배부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지만 작지 않은 각자의 희망 말이다…


나 역시 그렇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날 맞이 해줬으면 좋겠다.


사실 난 혼자가 좋다.

누군가의 밑에 있는 것이 싫어 사장을 택할 정도니 말이다.

사장이란 명함엔 1도 관심이 없다.

그건 분명하다.


하지만 세상을 겪을수록 과연 혼자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곤 한다.

인적 네트워크?

인연?

그것이 무엇이라 불리든 간에 사람과의 조우에서 얻어지는 게 있다.


그것이 자신의 재능보다 과분한 자리를 약속받기도 하고,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자신의 위치가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나 역시 그럴 기회가 몇 번 있었다.

하지만 난 그 기회를 번번이 거절했다.


이유인즉

인간이란 종(種, 영어: species)이 싫다.

아니 인간성이라 고쳐 적고 싶다.

지금의 나도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짙다.

그런 나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건 싫지만, 피해받는 건 더더욱 싫은…


그들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소우주의 파괴는 나에게 염세주의를 선사하기 충분했다.

인류공존보다 남위에 올라서서 모두 자신의 발치 아래에 두며 그들이 절망하는 모습을 보며 시시덕거리는 인간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발현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그들에게 손을 빌리는 순간

언젠가는 빚이 된다. 그리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이 세상의 순리에 걸림돌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고고(孤高)하게 살고 싶단 바람은 나를 홀로 남겨 두게 했다…


힘들다…

그것이 나의 몫이라지만, 가끔은 가혹하게 날 몰아붙인다.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어떨 때는 울기도, 어떨 땐 술로 달래 본들 답은 없었다.

누구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없었다.

아니 무엇보다 조언을 받아들일 몸뚱이일까 싶다.

항상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속이 풀리는 나인데 말이다.


그런데도 가끔은 미지의 존재가 어두운 나의 길을 밝혀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곤 한다.

내 발도 보이지 않는 그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불빛을 흔들어 줬으면 하는…


희망…


그렇다.

그 화사한 존재가 나를 향해 웃어줬으면 좋겠다.

저 멀리서 나를 향해 흔들어 준다면 난 어린아이처럼 울면서 달려가 안길지도 모르겠다.


날 보러 그 긴 어둠을 기다려 줬으니

얼마나 반갑고 아니 기쁜가?


그렇게 고진감래를 매듭짓고 싶다.


난 아직 어둠 속에 길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어떤 이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남들보다 조금은 빨리 그 어둠을 벗어나 자신의 길을 찾은 이도 있을 것이다.


나?

나의 길은 좀 복잡하다.

큰길도 아니도 포장도 잘된 그런 길이 아니다.

항상 꾸불꾸불하고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돌아다닌다.

행여 발을 잘못 디디면 넘어져 무릎이 까지기도 한다.

아마 몇 번은 그렇게 넘어져 피가 나기도 했었으리라…


그리고 어둠은 얼마나 짙은가?

내 발도 보이지 않아 ‘혹시 난 부유령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오늘도 어둠은 짙다.


그리고 변함없이 난 길을 걷는다.

아직은 손에 닿지 않는 저 먼 곳…

보이는가?

저 멀리 작게나마 새어 나오는 빛…


알 수 있다.

그건 나를 위해 켜져 있으니까…


난 헤매다 울더라도 오늘보다 한 발짝 더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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