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수가 없다.
몇 번을 고쳐 적어도
의미는 퇴색되고, 미사여구만 가득한 껍데기 같은 글만 남겨진다.
‘오늘이 힘들면 내일은 잘 써지지 않을까.‘하고
스스로를 달래 보지만
오늘 막힌 글이
다음날 어찌 잘 쓴 명문이 되겠는가?
다 욕심이다…
그렇게 글을 놓으니
글은 더 허약한 짐승처럼 뼈만 남아 숨만 겨우 붙어있다.
안타까운 맘에 몇 자라도
아무 글이라도 남겨보려 했지만…
머리는 산만하고, 손은 그냥 허공에 내 저을 뿐이었다…
그냥 헛웃음이 나온다.
이내 컴퓨터를 정리하고,
플레이스테이션의 전원을 켠다.
그렇게 도망친다.
‘뭐 언젠가는 써지겠지.’하는 밑도 끝도 없는 기대감…
이 허식은 나를 어디까지 잠식하려들까…
나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