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마다 생각한다.
왜 이따위로 쓸까?
좀 더 사람들 마음에 스며드는 글은 적을 수 없는 걸까?
그런데 돌이켜보면 난 글을 써 본 적이 없다.
사실 브런치에 4컷 만화가 통과되지 못했다면 여전히 인스타나 그라폴리오 같은 곳에서 내가 그린 그림 몇 장정도 올리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브런치가 글 쓸 공간을 대여해 준 것이다.
그러니까 3년? 아닌가 4년인가?
이때부터 이런 글을 남기기 시작한 셈이다.
그런데 왜 난 글쓰기에 집착할까?
잘 써야 한다 스스로 다그칠까?
모든 건 경험에서 나온다는 걸 잘 알지 않는가?
그 어떤 것도 순식간에 짠 하고 멋진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만약 나왔다면 그 순간부터 지옥의 시작일테다.
왜? 왜!!! 그때 같은 천재 같은 발상이, 또는 그와 같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며 자신을 원망하다 못해 저주할 테니까...
그렇게 따진다면 나로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글이 확 늘지도 않았고, 덤으로 나의 글을 읽는 독자도 증가하지 않았다.
그냥 적당히...
어쩌면 나랑 비슷한(?) 동류의 사람들이 작가란 타이틀을 짊어지고 비슷한 글을 인터넷 공간 어디쯤에서 싸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작가님이라 불러지는 게 부끄러울 정도다...
그럼 돌이켜보자...
우리가 지금껏 얻은 건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진 않을 것이다.
없다면 그건 당신의 기억에 스쳐 지나갈 만큼 당연하다 생각한 것을 얻었으리라...
그러니까 팔짱을 끼고 뇌의 깊은 곳에서 끄집어 내보면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얻은 거...
사실 자질구레한 건 엄청 많을 듯싶다.
우선 커피를 다시 하게 됐으니 하루 한잔 공짜 커피...
그리고 월급...
국가가 발부한 과태료 청구서, 컴퓨터의 교체, 플레이스테이션 5, 어항, 물고기
마지막으로 노화...
늙어가는 비애란...
당연한 걸 얻고 있는 셈이다.
이제 그중에서 낚아야 한다.
그나마 의미 있는 것...
늙어가면서 '아... 이건 머릿속에 좀 오래 남아있었으면...'하고 바라는 것...
당신의 늙어감이 의미 없단 걸 부정하고, 그 숫자를 새기려면 낚아 올려야 한다.
삶이란 노트 페이지 30, 47, 60
그 나이테 같은 페이지에서 당신은 무엇을 적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