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글로 풀어내며 꿈꾸는, 세상과의 또 다른 연결
“선생님, 저 NASA에요. 곧 우주왕복선에 타게 됐습니다.”
10년 뒤, 상상 속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발신자는 15년 전 교실에서
“우주에 가면 진짜 무중력이에요?”라고 묻던 제자였습니다.
그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언젠가 우주로 가고 싶다는 꿈의 표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바로 저의 ‘우주정복’입니다.
단지 로켓을 타고 미지의 행성을 탐험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속에 우주를 향한 꿈과 용기를 불어넣고
그 가능성을 현실로 이어주는 것이죠.
저는 15년째 과학 교사로 살아왔습니다.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과학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달았습니다.
과학은 단순히 교과서 속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전체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힘이라는 사실을요.
어느 봄날,
칠판 가득 태양계를 그려놓고 수업을 하는데
한 아이가 창가에 기대어 하늘을 보며 말했습니다.
"선생님, 저 별은 이름이 뭐예요?"
저는 그 날 그 아이와 함께
교과서에는 안 보이는
저 멀리 은하 밖으로 다녀왔습니다.
별을 세는 아이의 눈빛 속에서
과학이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과 연결된
호기심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인공지능, 디지털 혁명, 기후 위기, 환경오염….
지금 인류가 직면한 거의 모든 문제는 과학과 연결됩니다.
그래서 저는 늘 바랐습니다.
과학이 더 이상 특정 전공자들만의 언어가 아니라,
사회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눌 수 있는 교양이 되기를.
교실을 넘어, 더 많은 이들이 과학을 친근하게 느끼기를요.
그 바람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부르자면,
그것은 바로 ‘우주정복의 꿈'입니다.
제가 말하는 정복은,
세상을 향한 무지와 두려움을
과학의 언어로 하나씩 극복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학생들이 별을 보며 품는 호기심,
어른들이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질문,
그리고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과 해법까지.
이 모든 것을 과학적 통찰로 풀어내는 일,
그것이 제가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브런치를 만난 건 그래서 더 큰 행운이었습니다.
브런치는 저에게 교단 밖 세상과 이어지는 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만 나누던 질문들을,
글로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를 연재하며
저는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는 또 다른 수업이라는 것을요.
저는 여전히 교사이자,
동시에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브런치에서 쌓아가는 한 편 한 편의 글이
언젠가 책으로 묶이고,
그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의 즐거움과 필요성을 전해주기를 꿈꿉니다.
저의 우주정복은 바로 그렇게,
글로 시작되고 글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다시 한 편의 글을 발행하며 다짐합니다.
브런치에서 시작한 저의 우주정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오히려 이제 막 본격적으로 펼쳐지려 한다고요.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과 함께, 저는 그 여정을 이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