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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운 Dec 07. 2023

100번째 브런치 글을 발간하며

벌써 글이 100개라고?

나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논문을 쓰는 것이 가장 메인 업무이고, 강의자료를 만드는 과정도 일종의 쓰는 작업이라 볼 수 있다. 요즘과 같은 학기 말이면 시험 문제를 역시나 '쓰고' 있다. 매번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논문에 담지 못하는 이야기가 자꾸 머리에 맴돌기 시작했다. 논문에 쓰기는 가볍지만, 그럼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이며 임계점을 넘게 되어, 발산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렇게 발산을 위한 공간을 찾다가 만난 것이 '브런치스토리'이다. 


그렇게 지난 6월부터 시작한 브런치에 글 쓰는 작업이 어느덧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브런치에 발산한 글은 이제 딱 100개가 되었다. 이쯤에서 한 번 브런치에서의 활동 방향성을 점검해 보기 위해 별도의 글을 작성해 본다. 




내가 쓰고 싶은 글? 독자가 읽고 싶은 글?


요즘 가장 큰 고민이다. 처음에는 그저 글을 쓰는 것이 좋았다. 하고 싶은 얘기를 마구 쏟아부으면 고맙게도 문우분들이 찾아오셔서 정성 어린 댓글을 달아주시고, 이렇게 소통하는 것이 좋았다. 


그런데 조금씩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 주변 분들이 책을 쓴다는 얘기도 들리고, 오프라인의 지인 분들은 그렇게 글 쓰는데 책은 언제 나오냐고 툭 던진다. 자꾸 '책'이라는 키워드가 브런치 옆에서 아른거리기 시작한다.


사실 출판사에서 제안이 와서 두어 곳과 이야기를 나눈 바가 있다. 먼저 연락이 오고 간 곳은 이름만 들어도 대부분 아는 출판사이다. 이곳에서는 집필계획서를 요청하였고, 결과적으로 출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주된 이유는 독자층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 


출판사 담당자와 이야기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생각해 봤을 때, 현재 쓰고 있는 육아 이야기들은 '자녀교육서'로서는 교육의 방향이 모호하게 담겨있다. 그렇다고, '육아에세이'로 밀고 가기에는 수요가 한정적이고, 중간중간 나오는 인공지능 이야기 역시 애매하다. 깊지도 얕지도 않은 그 어느 중간 쯔음에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쓰고 싶은 글들을 쓰다 보니 독자층이 애매해진 것이다. 출판사에서도 '책 구입할 대상'을 생각하며 고민을 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출간에 맞춰 방향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실용서적을 먼저 쓰는 것이 맞을까?


그러던 와중에 또 다른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IT 실용서적을 발간하는 아주 유명한 출판사이며, 특히 IT 자격증 관련해서는 베스트셀러를 다수 발간한 곳이다. 여기에서는 '기획 출판'을 제안하였다. 브런치에서 보여준 스토리텔링과 코딩과 관련된 내용을 묶자는 것. (자세한 내용은 추후 기회가 되면 더 풀겠습니다)


다만 처음 출간이라는 것을 해봐야지라고 생각했을 때는 '교양서적'을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에, '실용서적'을 출간하는 것이 맞나 싶긴 하다. 그럼에도 성사만 된다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에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만약 잘 풀리게 된다면 추후에 글을 하나 더 파도록 하겠다. (이후 이와 관련한 글이 없으면 엎어진 걸로 아시면 되겠습니다 ㅎㅎ)




이런저런 상념들이 많은 와중에 브런치 글이 100개가 되었다. 이제 좀 글 쓰는 것에는 익숙해졌는데,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고민에 빠져있다. 우선 현재 브런치북으로 쓰고 있는 '육아'와 '여행' 이야기는 내가 쓰고 싶어 쓰는 글에 가깝다. 하지만 이 글들은 브런치에서 끝이 날 확률이 높다. 그나마 추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분야는 인공지능과 인문학을 접목한 이야기. 하지만 이 소재는 글을 쓰는 데 시일이 좀 걸리고, 이미 브런치북을 하나 완결 지었기에 무엇을 더 써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그저 재밌어서 시작한 글쓰기인데, 자꾸 콩고물이 아른거리니 잡념만 많아진다. 취미가 일의 영역으로 넘어 오는 기분이다. 점점 브런치에 글쓰는 것이 취미가 아니라 일로 다가오고 있다. 얼른 이러한 악순환에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여전히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선, 매주 월/목 주기적으로 발간했던 브런치북은 비정기적으로 글을 업로드하는 것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당분간은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 그때 그때 글을 올리는 것으로 하여, 생각을 좀 더 정리해 봐야겠다. 



당분간 글이 중구난방 올러오더라도 너른 이해 부탁드립니다 :) 그리고 100번째 글 까지 쓸 수 있도록 힘을 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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