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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운 Mar 29. 2024

전문가와 AI가 함께 만든 영화

오픈AI, 전문가가 만든 '소라' 생상 영상 공개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 '소라(Sora)'를 사용해 영상 전문가들이 제작한 생성 영상이 공개되었다. 앞서 오픈AI는 자체적으로 소라를 이용해 생성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 영상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실제와 같은 영상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집중했었다.


반면 최근 공개한 영상은 영화감독, 예술가, 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이 소라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이들 전문가들은 소라의 액세스 권한을 얻어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들은 하나같이 소라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소라는 우리가 볼 수 없었던 새롭고 불가능한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 폴 트릴로, 영화감독
소라가 우리를 흥분시키는 것은 완전히 초현실적인 것을 만드는 능력이다.
- 샤이 키즈(Shy kids), 토론토 영화 제작사


에미상 후보에도 올랐던 에이전시 네이티브 포린(Native Foreign)이 제작한 영상을 보자.




소라로 위 영상을 제작한 네이티브 포린은 브랜드 스토리텔링, 타이틀 디자인, 생성AI 워크플로우를 전문으로 하는 에미상 후보에도 오른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이다. 공동 설립자인 닉 클레베로프는 소라를 이용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예산 제한으로 더욱 창의적인 이야기를 만들지 못하던 시대는 끝이 났다."

"소라를 통해 나는 정말로 어떤 아이디어라도 실현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소라를 통해 영상을 제작한 영화감독 폴 트릴로 역시 영화제작자로서 속박에서 벗어났다는 소감을 밝힌다. 시간, 돈, 스테프 등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토론토의 영화 제작사인 샤이 키즈 역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 수 있었다며 소라에 대한 놀라움을 표현한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소라로 만든 영상들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오픈AI는 소라를 이용하여 할리우드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려고 한다. 그 사전 작업으로 전문가들이 소라를 만났을 때 상상이 현실로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비용이나 시간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에 구애받지도 않는다.


결국 오픈AI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도 전문가와의 협업이 있었을 때 그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이 혼자 새로운 영상을 뚝딱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손을 잡았을 때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오픈AI는 이야기하고 있다. 즉, 인공지능은 기존 영상 제작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공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빼앗아갈까?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그 기술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까 봐 걱정을 한다. 1930년대에도 이러한 우려가 사회 전반에 퍼져있었다. 경제 대공황의 여파로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동시에 산업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일자리와 기술 발전을 놓고 논쟁이 치열했다. 


당시 MIT 총장이었던 칼 T. 콤프턴(Karl T. Compton)은 '기술적 실업의 유령'이라는 기고문을 1938년 발표하며, 대중들의 우려를 씻어내고자 하였다. 그는 기술이 발전해도 일자리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한다. 기술적 실업은 허상이며, 기술을 통해 신규 산업이 생겨났다고 이야기하며, 결국 기술의 발전으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다는 주장이다.


1930년대 그의 주장은 오늘날 인공지능이라는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에게도 깊은 영감을 안겨준다. 혹자들은 지금의 인공지능은 예전의 신기술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한다. 기술의 변화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속도가 일자리 창출 속도보다 빠르다는 주장도 있다. 


반대로 인공지능으로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생성형AI가 향후 10년 간 연간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1.5% 정도라는 예측을 발표하였다. 인간의 노동력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정도는 아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미국 일자리의 3분의 2 정도가 AI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말은 대부분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AI로 인한 자동화에 "노출"된다는 의미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일자리가 늘어나는 거지, 인공지능이 노동을 온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우리는 콤프턴이 1938년 작성한 기고문의 내용을 다시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콤프턴은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빼앗아가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하지만 근로자 개인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장기적'으로는 일자리가 생길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실직한 근로자들의 생계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업무가 대체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해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옳은 관점이라도,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는 개개인에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 빅테크 기업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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