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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운 Jul 23. 2024

브런치 덕분에 특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업적 특성상 대중 앞에서 강연을 많이 한다. 매 학기 3개 정도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이제 누군가 앞에서 떠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행히 강연을 하는 일이 적성에도 잘 맞는다. 물론 받아들이는 학생들 입장에서 이야기도 들어봐야겠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강의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다. (이제부터 자랑질 조금 나오니 이 문단은 스킵해도 좋습니다)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콘서트 티켓팅마냥 수업은 만석이 된다. 그리고 메일함에는 수많은 문의가 쏟아진다. '어떻게든 수업을 들을 방법이 없나요?'와 같은 요청들이 줄을 잇는다.


대학을 벗어난 곳에서도 여러 차례 강연을 해본 경험이 있다. 주로 많이 하는 강연은 전공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학회나 세미나에서 발표를 할 때도 있고, 기업이나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조금 깊이 있는 내용을 강연하기도 한다. 전공과 관련된 강연은 콘텐츠의 깊이를 조금 신경 써야 하지만, 청자가 들으려고 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리 큰 부담은 가지 않는 강연이라 할 수 있다. 


약간의 의무감에 하는 강연도 있다. 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보통 연이 있는 선생님들 부탁으로 진행되는 학생들 대상 강연은 주로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진행을 한다. 주제도 인공지능을 소개하는 내용부터, 인공지능 전공을 하기 위해 공부해야 할 내용, AI 시대 직업의 변화 양상, 향후 공부 방향 등 다양하다. 


페이를 안 따진다면 거짓말이기에, 특강 요청이 들어오면 강연료에 대한 고려도 조금은 한다. 보통 학교에서 주는 강연료는 그리 넉넉지 않다. 그래도 학교에서 강연 요청이 오면 환경이 허락하는 한 수락하고자 한다. 단 한 명의 학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름 준비도 열심히 하고, 최대한 쉽고 재밌게 강연을 진행하고자 노력한다. 그럼에도, 학교 강연이 힘든 이유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 관련 특강은 학생들에게 의무 참석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청자들이 들을 의지가 많지 않다. 요즘 아이들은 집중력도 그다지 좋지 않다. 특히, 남중에 가서 강연을 하면 싸한 분위기가 여러 번 연출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강의는 학부모들 대상 강의이다. 나이대가 큰 차이가 안 나 공감대 형성도 쉬우며, 무엇보다 강연에 대한 호응이 좋다. 많이는 해보지 않았지만, 문화센터나 교육센터 등에서 하는 강연은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나름 진지하면서 재밌는 얘기를 하며, 웃고 즐기다 오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학교 외에서도 여러 차례 강연을 해본 경험이 있다. 다만, 이전의 강의 요청들은 대부분 나의 직업이나 경력을 보고 들어오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 혹은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들도 있었고.


하지만 이번에 진행하는 특강은 성격이 다르다.

나의 경력을 보고 들어온 강의가 아니라,

브런치의 글을 보고 강연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예전에 AI 시대를 맞아 더 중요해진 문해력에 관한 글을 작성한 적이 있다. 



이글이 다음 메인에 잠시 노출된 적이 있었는데, 이를 본 문화센터 강연 담당자분으로부터 특강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글이 강의 요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니, 색다른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다. 일정도 그렇고 조건도 그렇고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온전히 브런치를 통해, 브런치에 쓴 글을 통해 들어온 요청이라 고민 끝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고,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였다. 


요즘 브런치에 글을 쓰는 데에 있어 고민이 많다. 브런치도 일종의 SNS이기에 읽는 사람을 위한 글도 써야 하며, 또한 동시에 브런치를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글도 써야 한다. 이 가운데에서 어정쩡하게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요즘. 새로운 도전은 다시금 글을 쓰게 하는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브런치에 글을 쓰며,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그 소통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소통만큼이나 중요한 건 글이 가진 힘이다. 이 힘을 계속해서 키워나가 보자. 




어떻게 하다 보니, 문화센터에서 특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이어진 인연이라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진행을 하게 되었네요. 살포시 링크도 남기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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