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플 내한 공연 보러 가즈아!
항상 무언가에 집중을 할 때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곤 했다. 수학이나 과학같이 조금의 산만함이 허용되는 교과목을 공부할 때면 신나는 음악도 들었지만, 국어나 영어 같이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교과목을 공부할 때는 잔잔한 음악을 들어야만 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발라드 음악을 들었지만, 집중력이 점점 떨어져서인지, 팝을 듣는 것으로 습관이 바뀌었다. (요즘에는 집중력이 더 떨어져서, 논문을 읽거나 쓸 때, 책을 쓸 때 클래식을 들어야만 한다. 대신 코딩할 때 신나는 음악을 듣는다)
여러 팝 음악을 듣다 만난 가수가 바로 콜드플레이(Coldplay)이다. 콜드플레이는 현존하는 밴드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발매한 앨범의 판매량은 1억 장을 넘어서며, 초창기 앨범들은 그래미 어워드도 다수 수상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도 콜드플레이의 1, 2, 3집은 정말 마르고 닳도록 들은 기억이 난다. 시험 기간에 도서관에서 새벽까지 벼락치기를 하다 문을 나서며 들었던 콜드플레이의 감수성 짙은 노래는 그때의 심상과 함께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다.
콜드플레이는 화려한 라이브 공연과 강력한 팬덤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2017년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난리도 아니었다.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양일에 걸쳐 열린 공연에서 10만여 명의 관객이 모여 열광의 도가니탕을 만들었다. 당시, 티켓팅에 실패해서 손가락만 빨며 후기를 보던 심정은 다시 생각하기 싫을 정도이다.
이후 언제 다시 오나, 이번엔 암표라도 사서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콜드플레이의 내한이 다시 실현되었다. 두둥!
그리고 티켓팅의 결과!!
4일에 걸쳐 진행되는 공연이고, 금요일과 토요일 공연에 티켓팅이 몰릴 것이란 생각에 처음부터 집중했던 타깃은 평일에 진행되는 첫콘과 막콘이었다. (토요일 공연에는 미스터리 게스트로 BTS가 온단 소문도 있어 더 티켓팅이 치열했다. BTS와 콜플은 콜라보 앨범을 발표하며 빌보드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티켓팅이 시작된 화요일 정오, 땡 하고 접속했지만 앞에 보이는 건 수 만 명이 대기하고 있다는 메시지. 결국 우여곡절 끝에 첫콘과 막콘의 지정석 자리를 두 석 겟할 수 있었다. 이제 나이가 있어 스탠딩은 무리라 생각했고, 나름 수월하게 적당한 자리를 얻었다.
하나 아쉬운 건 당초에는 4/22(화) 공연이 막콘이었다. 원래 콘서트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타이밍이 첫콘과 막콘이다. 첫콘은 말 그대로 처음이라 풋풋한 설렘이 있고, 막콘은 마지막이니만큼 서비스(?)가 더 좋다. 그런데 네 번의 공연이 모두 매진이 되며, 4/24(목) 공연이 추가가 되었다. 이제 고민은 찐막콘도 가야 하냐이다.
아직 4월이 오려면 멀었지만, 이미 연구실은 하루 종일 콜드플레이의 노래로 가득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Hymn for the Weekend'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렇게 콜플 뽕이 차 있을 때, 나름의 추천곡 리스트를 적어봐야지 않을까?
처음에는 앨범에 수록된, 하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곡들을 소개할까 했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Viva La Vida'만 들어본 경우가 많아 그들의 대표곡들 중 좋아하는 노래를 추천할까 한다. 대표곡들도 워낙 많고, 고르기가 쉽지 않지만 이번 내한 공연에 100% 수록될 노래들을 소개한다. 내한공연을 통해 콜드플레이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기에 최소 아래 노래들을 들어보고 가면 좋을 것이다. 숨겨진 명곡을 듣고 싶으신 분들은 초창기 앨범인 1~3집을 찬찬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 원픽 앨범은 단연코 2집이다.
콜드플레이의 대표곡 중 하나. 2000년 발매된 데뷔 앨범 <Parachutes>에 수록된 곡으로,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유튜브 뮤직 기준으로 19억 회나 재생되었을 정도이다. 위에 링크를 걸어놓은 유튜브 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정적인 멜로디로도 인기였지만, 감성적인 가사가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잔잔하게 흐르는 기타 리프 위에 올려진 크리스 마틴의 담담하면서도 절절한 보컬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나 압권인 가사는 "Look how they shine for you"이며, 가장 몰입이 되는 파트는 "You know I love you so"를 부른 후, 나오는 기타 리프와 드럼이다.
그런데 왜 하필 'Yellow'일까? 여기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누구는 노란색이라는 단어에 담긴 밝으면서 따뜻한 색감 때문이다, 누구는 별 뜻 없이 썼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곡을 관통하는 'Star'에 가장 어울리는 색감은 'Yellow'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곡의 제목이 'pink'나 'red' 였으면 이런 감정을 곡을 통해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노란색은 우리와도 연관이 있다. 지난 내한 공연 당시, 'Viva La Vida'의 떼창만큼이나 화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콜드플레이의 세월호 추모였다. 'Yellow'를 부르던 와중, 잠시 공연을 멈추고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가진 것. 내한 공연 일자가 4월 16일이었고, 세월호 추모의 상징이 노란 리본임을 감안한 콜드플레이는 이 곡을 헌정 곡으로 바쳤다.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을 보여주는 순간이다.
( 앞의 글이 길어져 이제부터 곡 소개는 짧게 ^^; ) 이 곡은 2014년 발매된 앨범 <Ghost Stories>에 수록된 곡이다.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리듬감이 느껴지며, 일렉트로닉 요소도 강하게 담겨있다. 기존 스타일에서 살짝 벗어난 곡이기에 팬들 사이에 호불호가 조금 갈리긴 했다. 하지만 크리스 마틴 특유의 감성적 보컬이 곡에 어우러져 청량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이 곡은 공연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래서 무려 두 번째 추천곡 리스트에 넣은 것이다. 위 링크 영상 역시 콘서트영상이다. 지난 내한 공연에서도 이 곡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함께 몸을 흔들고, 노래하는 순간을 만들어내며, 콜드플레이 공연의 정점을 찍는 곡이 되었다. 보통 마지막에 이 노래를 부른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이 곡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콜드플레이는 '브릿팝'을 대표하는 밴드답게, 곡의 스펙트럼이 넓다. 앞서 본 신나는 노래들도 인기가 많지만, 대중들이 콜드플레이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잔잔한 멜로디와 감성적인 가사를 가진 노래가 많다는 점이다. 'Fix you', 'The scientist', 'Clocks' 등 손에 꼽을 만한 곡들도 많지만,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노래는 대중에게는 조금 덜 알려졌지만, 팬들에게는 유명한 곡인 'Warning Sign'이다.
이 곡은 2002년 발매된 2집, <A Rush of Blood to the Head>에 수록된 곡이다. 2집을 듣던 시절, 가장 많이 반복 재생을 했던 곡이기도 하다. 이별과 후회, 그리고 그리움을 주제로 한 이 곡은 크리스 마틴의 보컬을 만나 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사랑에 실패했을 때 듣기 딱 좋은 곡이다.
앨범 수록곡이다 보니 이 곡을 라이브로 불러주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내한 공연 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 곡을 라이브로 보여준 것! 팬들은 전주가 나오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고 할 정도였다. 과연 이번 내한에서는 어떤 깜짝 곡을 연주해 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 곡은 소개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콜드플레이의 대표곡 중 하나로, 콜드플레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 노래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워낙 여기저기 배경 음악으로 많이 사용되었기에. 위 영상은 상파울루에서 열린 콘서트 영상으로, 현장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게다가 한글 자막도 제공이 되어, 가사를 음미하기에도 딱 좋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Viva La Vida' 영상이기도 하다.
1집부터 3집까지 서정적인 곡 위주로 앨범을 발매했던 콜드플레이는, 그간의 음악 스타일이 획일적이고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나온 것이 4집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이고, 타이틀곡이 그 유명한 'Viva La Vida'이다. 이곡은 오케스트라와 전자음악을 결합한 독특한 편곡과 크리스 마틴의 강력한 보컬로 시작하며,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놓지 않은 명곡으로 평가받는다. 대중적으로도 상당한 인기를 끌며, 앨범은 1000만 장 이상 판매를 기록했고, 이 곡은 그래미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오늘날의 콜드플레이를 확고히 한 곡이라 볼 수 있다.
샤를 10세의 상황을 묘사한 이 곡은, 권력을 잃은 왕이 자신이 누리던 영광과 이를 잃은 후의 공허함을 회상하는 가사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히 "I used to rule the world"로 시작하는 가사는 권력을 잡았던 시절과 이후 몰락을 대조하며, 인간의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젊은 시절 들을 때와 지금 들으면 느낌이 다른 곡이기도 하다.
지난 내한 때, 이곡이 화제에 올랐던 이유는 바로 떼창이다. 워낙 유명한 곡인 데다가, 신나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후렴구의 '우우우우우'하는 부분은 떼창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이곡은 떼창이 자동으로 나오는데, 한국은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누구는 이를 두고 'K-떼창'이라고 극찬을, 또 다른 누군가는 크리스 마틴의 목소리를 들으러 와서, 옆 사람 노래만 들었다는 혹평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 열광의 현장은 아래 영상에서 확인가능하다.
사실 콜드플레이는 이렇게 몇 곡만 추천하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움이 많은 밴드이다. 요즘 유튜브에는 인기곡들, 명곡들만 모아서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 공개한 것도 많으니 한번 쭈욱 들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마지막으로, 존경하는 @배대웅 작가님께서 브런치에 적어주신 콜드플레이의 'The Scientist' 관련 글을 공유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가 이 곡이지만, 배대웅 작가님보다 더 잘 적을 자신이 없어 남겨두었다. 아래 글도 함께 읽으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