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도 지어주는 챗GPT
얼마 전 학회를 마치고 올라오는 길이었다. 기차에 앉아 자고 싶은 마음을 겨우 떨쳐내면서 노트북을 열고 밀린 업무를 시작. 논문 작업을 위해 워드 창과 함께 챗GPT도 열었다. 영어 교정도 받고 논리를 풀어나갈 영감도 받으며 챗GPT와 대화를 이어가는데 우연히 대각선 앞 좌석을 보게 되었다. 그분 역시 바쁘신 모양인지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시는데 익숙한 화면이 그분 노트북 액정에서 보인다. 바로 챗GPT 화면!
그분은 업무를 위한 이메일을 작성하고 계신 듯했다. 이메일 작성에 챗GPT 도움을 받고 계시는 모습을 보니 반가운 감정 반, 신기한 감정 반. 수업시간에도 그리고 여기 브런치에도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지만, 혼자 연구실에 있는 업의 특성상 누군가 챗GPT를 쓰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남이 챗GPT를 쓰는 모습을 보니 아 정말 생성형 인공지능이 대세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감정을 느낀 공간이 기차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많은 브런치 작가님들이 신경 쓰고 있는 것은 바로 <제11회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 일 것이다. 이미 응모작품을 살펴보면 많은 작가님들이 브런치북을 응모한 것을 볼 수 있다. 익숙한 작가님들의 필명도 눈에 띈다. 처음에는 그저 머릿속의 영감들을 학술적인 논문이 아닌 가벼운 일상 언어의 글로 풀어내기 위해 찾은 브런치이건만, 브런치에 익숙해질수록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간다.
쓰고 있는 글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 집 악동과 인공지능 양육기를 좀 더 다듬고 결론 부분에 해당하는 글을 추가로 작성해서 기한 내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해볼까 하는데, 다름 아닌 고민이 하나 생겼다. 바로 브런치북의 제목 짓기.
우리 집 32개월 소악마와 인공지능 양육기는 어정쩡한 이름의 매거진으로 묶여 있는데, 매거진의 제목을 짓는 것이 참 어려웠다. 마땅한 제목이 생각나지 않아 일단은 대충 생각나는 데로 매거진 제목을 짓고 글을 아카이빙하고 있는데, 브런치북에도 같은 제목을 쓰긴 싫다. 그렇다고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산뜻한 제목은 떠오르지 않고. 그래서 다시 한번 챗GPT의 도움을 받아 보았다.
먼저, 가볍게 시동을 걸어본다.
챗GPT는 그저 유명한 책 제목들을 나열해서 알려준다. 아이스 브레이킹을 마쳤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챗GPT에게 책 제목을 물어보자!
챗GPT는 대화를 기반으로 하는 생성형인공지능이다. 그래서일까. 칭찬부터 깔고 가는 챗GPT. 흥미롭고 현대적이라는 칭찬과 함께 추천해 준 책 제목들은 언뜻 보면 그럴듯해 보인다. 인공지능과 육아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녹여내려고 했다는 챗GPT의 설명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뭔가 제목들이 괜찮아 보이면서도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빠진 느낌도 든다. 자세히 제목을 보면 말도 안 되는 제목들도 보인다. 빛 좋은 개살구 느낌이 나는 제목들도 보이고.
이렇듯 챗GPT는 보조 도구로서는 완벽한 기능들을 제공하지만 온전히 여기에만 의존하기에는 2% 부족하다. 특히나 글을 쓸 때 온전히 챗GPT에 의존하는 것은 신뢰도, 저작권 이슈 등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하지만 챗GPT가 던져준 키워드들은 브런치북 제목을 구상할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저것들을 기반으로 브런치북 제목을 찬찬히 생각해 봐야겠다. 그전에 글부터 쓰는 게 먼저이지만 :)
혹시 여러분들 마음을 뺏은 제목이 저 위에 있나요?